7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최근 NFT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용자에 아이템과 캐릭터 소유권을 넘김으로써 기존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BM)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 돈 벌기 위한 게임은 '노동'…"NFT 자체보다 IP 힘이 더 중요"
다른 게임사도 인식은 비슷하다. 크래프톤은 자사 게임의 NFT화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게임 이용자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NFT 의미가 영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도 저희 게임에 NFT 기술을 접목할 수 있지만, 이것이 게임의 재미를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첫 서비스가 된 P2E 게임인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와 베트남·필리핀에서 인기를 끈다는 '엑시인피티니'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나친 단순함 등 게임성이 높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게임이) 재미있다는 평은 거의 없고 '얼마 벌 수 있다'가 주를 이룬다"며 "그런 상황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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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돈 버는 게임이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게임 자체가 붕괴하는 것"이라며 "IP의 힘이 없는 상태에서 NFT를 백날 넣어봐야 그건 게임성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임+NFT+코인'→급등?…투자업계 휩쓴 게임코인 열풍, 언제까지?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가상화폐 시세는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이더리움이 급등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이더리움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NFT 시장이 다시 활성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FT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거래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2021.9.2/뉴스1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선 게임코인들의 성장을 반긴다. 게임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면서 NFT와 코인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게임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종의 '마중물'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게임 관련 코인들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게임코인들의 가격도 크게 올라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그만큼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유행으로 지나는 '광풍'에 그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게임코인이 주도하는 새로운 가상자산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건 아니다. NFT 거품론이 그것이다. 최근 NFT와 게임코인을 앞세워 급등한 곳들 중 대부분은 이제 막 개발에 착수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코인 가격이 미래 '기대감'을 앞서 반영하긴 하지만, 수십배에서 수백배까지 가치가 오를만큼은 아니라는 평가때문이다.
게임에서 활용되는 NFT의 가치는 해당 게임이 사라져버리면 함께 사라진다. 또 이용자가 줄어들면 게임의 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기술이 초창기인데다 이용자들의 이해도가 높지 않아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게임 속 NFT 기술이 자리를 잡고 대중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정착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가 뚜렷한 모멘텀 없이 NFT, 메타버스, 친환경 등 테마에 따른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테마의 성장스토리는 매력적"이라면서도 "해당 테마 내 일부 기업들은 아직 사업이나 실적이 실체화되지 않았음에도 폭등세를 보였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가치가 감소해 유틸리티 재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게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플레이어들도 이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