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서 만나 범행 짜고 4살 딸 버린 30대 친모·20대男, 검찰 송치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12.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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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아동복지법상 유기 등 혐의로 30대 친모와 2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지난달 30일 아동복지법상 유기 등 혐의로 30대 친모와 2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영하의 추위 속에 4살 딸을 길에 내다버린 30대 친모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범행을 공모한 20대 남성이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3일 아동복지법상 유기 및 방임 혐의로 구속된 친모 A씨(30대)와 남성 B씨(20대)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달 26일 밤 10시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거리에 C양(4)을 혼자 두고 자리를 떠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고양시 기온은 영하 0.8도였다.

C양은 버려진 지 3분 만에 행인의 신고로 구조됐다. C양이 울고 있는 것을 목격한 행인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C양을 친부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C양의 어린이집 가방 등을 토대로 A씨를 특정한 뒤 범행 다음날 C양을 버린 지역 인근에서 서로 다른 장소에 있던 A씨와 B씨를 각각 붙잡았다.



조사결과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난 B씨와 2개월간 연락하며 지내다 사건 당일 B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C양 유기 범행을 공모한 뒤 사건 당일 오후 5시쯤 인천 소재 C양이 다니는 어린이집을 함께 방문해 C양을 하원시켰다.

이후 A씨는 C양과 함께 B씨 차량에 타고 인천 월미도와 서울 강남 등을 돌아다니고 나서 B씨의 거주지가 있는 경기 고양시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지리를 잘 알고 있는 B씨의 도움으로 늦은 시간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C양만 차에서 내리도록 한 뒤 거리에 두고 자리를 떴다. 범행 후 두 사람은 모텔에서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와 만난) 게임의 단체 채팅방에 '아이 키우기 힘들다'고 올렸더니, B씨가 '아이를 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B씨도 경찰 조사에서 "평소 힘들다는 A씨의 말을 듣고 도와주려는 마음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들은 각각 구속됐다.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문)장에 들어서기 전 "왜 딸만 차에서 내리게 했냐", "딸에게 미안하지 않나"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랑 사이가 안좋았냐"는 질문에는 "네, 술만 마시면 술꼬장을 부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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