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억대 자산가의 비밀?…은행 '마이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1.12.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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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억대 자산가의 비밀?…은행 '마이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


마이데이터 시행과 함께 은행들이 별도 브랜드를 만들고 관련 서비스를 내놓았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기관 등에 흩어져 있던 나의 금융 데이터를 한 곳에서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권은 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 분야에서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내 또래' 자산가의 재테크 방법을 엿볼 수 있는 서비스부터 MZ세대·중소기업 근로자 등 타깃 고객별 서비스 등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인가를 받은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은 이날 시행에 맞춰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시범 시행되고, 내년 1월1일 전면 시행된다.



은행들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은행 데이터뿐만 아니라 카드사·증권사·보험사·통신사 등 여러 기관·기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6개 은행 모두 고객 개인의 소비·저축·투자 각 부문별 패턴을 파악하고, 개인화된 자산관리 방법과 맞춤 상품도 제안한다.

관리하는 자산 범위도 넓혔다. 국민은행 'KB마이데이터 서비스' 중 'My금고'는 금융자산뿐 아니라 각종 실물자산까지 관리 대상으로 설정했다. 예컨대 부동산·자동차·현금·금· 상품권·회원권·휴대폰 등이 자산관리 대상이다. 실물자산의 시세를 실시간으로 조회해 정확한 자산 파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협은행은 'NH마이데이터'를 통해 범칙금·과태료 납부 여부, 미납통행료·중고차 시세 조회 등이 가능한 '내 차 관리' 서비스를 내놨다.



어느 정도 서비스가 겹칠 수밖에 없어 은행들은 차별화 포인트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국민은행은 게임 요소를 도입했다. 집단지성을 통해 자산을 관리한다는 취지의 '머니크루'는 일종의 재테크 비법 공유 서비스다. 닉네임으로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다른 고객을 '팔로우'하면서 재테크 방법을 비교할 수 있다. 자산 규모·지역·연령대·직업 등 필터를 사용해 나와 유사한 그룹군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데이터 활용도가 높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맞춤 서비스를 내놨다. 마이데이터 브랜드 '머니버스(Moneyverse)'에서 이용할 수 있는 'MY캘린더'는 고객 개인의 관심사에 따른 비금융 정보를 제공한다. 가령 고객이 패션이나 수집에 관심이 많다면 한정판 스니커즈 브랜드의 상품 응모 일정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기업은행은 'i-ONE 자산관리'에서 중소기업 근로자 특화 서비스를 개시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신용과 커리어 관리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신용평가기관인 KCB(코리아크레딧뷰로)와 제휴를 통해 고객의 신용점수를 조회하고 소득자료 등을 제출받아 신용점수 관리 제안을 한다. 커리어 관리에서 고객은 나의 모든 경력 사항을 확인할 수 있고, 연봉 비교·맞춤 일자리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농협은행은 특수은행이라는 점을 활용해 '맞춤 정부 혜택'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족 구성원의 특성에 맞는 정부·지자체의 각종 혜택을 추천하고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강점인 외환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브랜드 '하나 합'에서 누구나 외환 투자 전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목표를 설정하고 외화 자산을 불리는 '환테크 챌린지'도 예정돼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 개인별 여유자금을 파악하고 저축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연말정산 준비하기'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한 금융사를 통해 모든 기관에 있는 '내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구조라서 처음 금융사를 선택한 후에 갈아탈 유인이 적다"며 "시범 시행 기간인데도 금융사들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전면 시행까지 새로운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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