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반성문' 쓰더니…11월 D램 가격 하락 멈췄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11.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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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반성문' 쓰더니…11월 D램 가격 하락 멈췄다


4분기 들어 급락했던 메모리반도체 D램 고정거래가격이 11월 들어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메모리반도체 고점론을 제기하면서 반도체 주가 약세의 불을 지폈던 모간스탠리가 최근 우려가 지나쳤다는 분석을 낸 가운데 D램 가격이 바닥을 확인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3.71달러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이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2.85달러에서 올 7~9월 4.10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 10월 9.51% 하락하면서 반도체업체의 주가를 흔들었다.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가 애플, 구글, HP 등 글로벌 주요업체와 통상 분기별로 계약하는 공급 가격을 말한다. 메모리반도체의 90% 이상이 고정거래가격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체에도 중요한 실적 변수가 된다.

시장에서는 이달 중하순 들어 중소 IT업체나 PC 부품 도매상이 메모리반도체를 소량으로 거래하는 현물가격이 반등하면서 지난달 악화됐던 업황이 다소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현물가격은 지난 3월말 5달러대에서 줄곧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달 한때 3달러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최근 반등하면서 이날 현재 3.25달러를 기록 중이다. 현물가격은 거래 물량이 적어 수급 상황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고정거래가격이나 D램 시황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선행지표로 통한다.



또다른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범용제품 128Gb 16Gx8 MLC)도 11월 평균 4.81달러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이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7월 5.48% 오른 뒤 4개월째 같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약세이긴 하지만 4분기 가격은 예상보다 '덜 나쁜' 편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에는 다운사이클이 짧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그룹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D램 가격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D램 출하가 예상 수준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서버 투자와 기업용 PC 수요 증가, D램 재고 축소 등의 영향으로 반년만에 시장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북미 클라우드 사업자와 델, HP 등 PC 업체들의 4분기 D램 주문량이 기존 전망치를 30%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D램 고정거래가격 하락세가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라는 의견에 좀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보다 10%가량 낮아 내년 상반기까지 고정거래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1월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도 사양에 따라 지난달보다 0~1.81% 하락했다. DDR4 2666Mbps 64GB RDIMM의 경우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297.47달러로 지난달에도 4.38% 떨어진 데 이어 1.81% 추가 하락했다. 이원식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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