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만해도 쓰러져"…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후유증 겪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1.11.2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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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마이니치신문, 코로나 후유증 시달리는 젊은세대 사례 소개…
권태감·호흡곤란 호소하는 10~30대 젊은층, 노년층보다 비율 높아…
영국에선 백신 접종 후 후유증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 나와

일본에서 코로나 후유증을 호소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사진=AFP일본에서 코로나 후유증을 호소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사진=AFP


일본 가나가와현에 거주하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은 지난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됐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권태감과 미각장애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감염 당시엔 경증이었는데 점점 증상이 심해져 학교에 거의 가지 못하고 있다.

아이니치현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도 심각한 현기증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했는데 목욕만 해도 지쳐 쓰러질 정도로 피로감이 크다. 등교 하는 것이 어려워 고등학교는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통신제 학교로 선택했다. 병원에선 일상생활이 어려운 강한 권태감 등을 느끼는 신경면역계 질환인 '근통성 뇌척수염·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10~30대 젊은층의 상당수가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젊은 세대의 코로나19 후유증을 소개하며 기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례를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당시 경증이나 무증상이었지만 오히려 회복 이후 후유증을 겪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도 세타가야구가 이달 코로나19 감염 경험자 3710명을 조사했더니 감염 후 후유증을 겪은 비율은 30대 53%, 20대 47%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80대와 90대는 각각 35%, 39%로 젊은 세대에 비해 노인들의 후유증 비율이 더 낮았다.

도쿄도가 집계한 10월 코로나19 후유증 상담 건수는 809건이다. 3월 말 창구 개설 후 누계 상담 건수에선 20대와 40대가 가장 많은 20%, 이어 30대가 17%를 차지했다. 오카야마 대학병원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 후유증 전문 외래진료를 시작했는데 올해 여름 5차 유행 이후 젊은 세대 환자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코로나19 후유증을 인정하고 있다. WHO는 "감염 확인으로부터 3개월 이내 발병해, 2개월 이상 계속되며 다른 질병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이라고 코로나19 후유증을 규정했다. 대표 증상으로는 사고능력 저하, 권태감, 호흡곤란, 기침, 미각·후각장애, 탈모 등이 있다.


지난달 일본의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에 완치됐다 회복된 환자 중 완치 6개월 이후에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26.3%에 달했다. 반년 이후 후유증 증상으로 가장 많은 것은 후각 이상(7.7%)과 권태감(피로감·6.6%)이었다.

다만 영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자 후유증 증상이 일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교토대 우에노 히데키 면역학 교수는 "후유증 증상의 배후엔 면역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면역을 자극하는 백신을 접종한 후 어떤 증상에 효과가 나타나는지 해명이 진행된다면 후유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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