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X·대상 삼각 친환경 동맹, 1800억원 규모 생분해 플라스틱 합작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11.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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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PBAT 소재와 고강도 PBAT소재로 만든 컵과 빨대 등 생분해 제품./사진=SKC고강도 PBAT 소재와 고강도 PBAT소재로 만든 컵과 빨대 등 생분해 제품./사진=SKC


SK그룹과 LX그룹, 대상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삼각동맹을 띄운다.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법인을 합작, 탈탄소 기조에 기여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한다. 시장 규모가 확대 중이어서 수익 창출도 기대된다.

SKC와 LX인터내셔널, 대상은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신소재인 고강도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생산설비 신설에 총 1800억원을 합작 투자한다고 23일 밝혔다.



SKC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040억원(기술가치 790억원 포함)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대상도 같은 날 이사회를 통해 40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LX인터내셔널도 하루 앞선 22일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36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SKC는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고강도 PBAT 기술을 도입해 양산 기술을 개발하는 등 사업화를 준비해왔다. 합작사는 2023년 상업화를 목표로 국내에 연산 7만톤 규모 생산시설을 세운다. 가동되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메이저 PBAT 제조사다.



합작사는 3사 협력으로 운영된다. SKC는 고강도 PBAT 양산기술과 운영 노하우, 연구개발 역량을 제공한다. 종합식품기업 대상은 발효 역량과 경험을 활용해 향후 PBAT 주요 원료(BDO)를 바이오매스 유래 원료로 공급한다. LX인터내셔널은 해외 마케팅 역량,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품 판로를 지원한다.

생분해 소재 시장은 최근 유럽 중심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폐플라스틱 이슈 확산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약 25만톤 규모였던 글로벌 PBAT 시장이 2025년 약 50만 톤까지 커질 것으로 본다. 중국이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을 본격화하면서 이런 추세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3사의 고강도 PBAT는 성장성이 더욱 크다. 기존 PBAT는 단기간에 땅속에서 100% 분해되지만 잘 찢어져 용도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고강도 PBAT는 나무 추출 나노셀룰로스를 보강재로 활용해 강도를 일반 플라스틱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고강도 PBAT 양산이 개시될 경우 빨대, 비닐봉투, 농업용 멀칭필름(경작 토양을 덮는 비닐) 등에 널리 쓰여 1회용 플라스틱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SKC는 20여곳의 고객사와 테스트 및 상업 적용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SKC는 농협경제지주, 함양농협, 일신화학과 함께 농업용 생분해 멀칭필름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C가 고강도 PBAT 소재를 제공하고 일신화학이 생분해 멀칭필름을 만들어 함양군 양파 재배단지에 공급한다. 멀칭필름은 농작물 재배 토양을 덮는 용도다. 생분해성 멀칭필름을 활용하면 경작 후 별도로 수거할 필요가 없다. 환경문제는 물론 인력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친환경 소재 사업도 확장한다. SKC는 고강도 PBAT를 친환경 생분해 라이멕스(LIMEX)에 적용한다. 생분해 라이멕스는 플라스틱에 돌가루(석회석)을 혼합해 만든 일반 라이멕스를 업그레이드한 소재다.

SKC는 라이멕스에 플라스틱 대신 PBAT 등 생분해 소재를 적용해 친환경성을 한층 높였다. 9월 일본 TBM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2023년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3사가 연대해 강점을 공유하고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높이기로 한 것"이라며 "플라스틱 이슈 해결에 기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친환경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저탄소사회 전환에 기여하고, 더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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