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우려' 질문 쏟아지자…LG전자가 제시한 전략(종합)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한지연 기자 2021.10.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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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우려' 질문 쏟아지자…LG전자가 제시한 전략(종합)


"회사의 대응 방향은 무엇입니까?"

28일 진행된 LG전자 (97,900원 ▼900 -0.91%)의 3분기 실적 설명회(콘퍼런스콜)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3분기 실적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향후 업황은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시장 관계자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공급난, 물류비 증가 등 부정적인 대외 환경에 대한 LG전자의 전략을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글로벌 네트워크 통한 영향 최소화"…생활가전·TV는 '프리미엄 강화' 전략
LG전자는 시장 우려에 대해 견고한 글로벌 공급 체계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난제로 떠오른 물류비 증가와 관련,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의 영향이 예상된다"면서도 "글로벌 선사 위주로 임시 선박을 투입하며 영향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력난에 대해서도 "지난달 중순 광둥성 HE(홈엔터테인먼트)본부 생산공장에서 전력 감축 요구를 받았다"며 "주간 생산물량을 야간으로 전환해 제품 생산에 영향이 없도록 하고 비상대응 계획을 수립해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량용반도체 공급 차질 리스크에 대해선 VS(자동차 부품사업)본부와 HE본부로 나누어 각각의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LG전자는 전장사업과 관련, "고객사 공장 셧다운으로 부품 수요 하락 등 일정 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다원화된 공급망이 구축돼 있어 완성차 공급 문제만 완화된다면 누구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VS본부의 수주잔고는 현재 60조원을 웃돈다"며 "반도체 수급 리스크가 해소되는 시점에 의미있는 매출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HE본부의 경우 현재까지 부품 확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철강과 구리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인상으로 연 매출의 2.5~3% 정도의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며 글로벌 원자재 통합 협상, 소스 다변화를 통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COVID-19)로부터의 일상 복귀가 진행되는 가운데 TV와 생활가전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H&A(생활가전)본부는 업계 1위 위상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수익성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TV 사업 역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브랜드명 올레드) TV와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에 대해 "연초에 목표한 400만대 판매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올레드 TV 매출 비중은 32%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LG전자 3분기 매출 신기록…GM리콜에도 누적 '최대 영업익'
LG전자는 3분기 매출이 18조78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던 올해 1분기(17조8124억원)보다 1조원 가량 많다.

3분기 영업이익은 5407억원을 기록했다. GM 전기차 '볼트 EV' 리콜 충당금 4800억원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49.6% 줄었다.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53조 7130억원, 3조1861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32.1%, 영업익은 4.7% 늘었다.

사업부문별로 H&A본부가 매출 7조611억원, 영업익 50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다. 단일 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이 7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H&A본부는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월풀과의 경쟁에서 올 들어 3분기까지 연속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월풀은 올해 3분기 54억8800만달러(약 6조351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양사의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격차도 2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연간 매출에서도 월풀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본다. LG전자는 글로벌 생활가전시장에서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세계 1위지만 매출에서는 월풀에 뒤쳐졌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까지 매출이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벌어졌다"며 "4분기에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판세가 뒤집히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HE본부 매출은 4조18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늘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면서 HE본부는 4분기 연속 4조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올레드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VS(자동차부품사업)본부의 실적은 매출 1조7354억원, 영업손실 537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에는 GM 볼트 리콜 충당금 4800억원이 포함됐다. BS(비즈니스솔루션)본부는 매출 1조6899억원, 영업손실 123억원을 기록했다.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 회복되면서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주요 부품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으로 수익성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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