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KT 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한 25일 서울 시내 한 카페 키오스크에 현금결제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시스
"현금도 없고, 계좌이체도 안 되는 손님들은 연락처만 받아두고 그냥 보냈네요."
오늘(25일) 오전 11시쯤 KT인터넷이 마비되면서 점심시간을 앞두고 발생한 서비스 장애로 인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인터넷 검색부터 증권거래시스템, 상점 결제시스템 이용 등 KT인터넷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불통됐다. 오후 12시쯤 일부 정상화됐지만, 일상에 혼란을 겪은 가입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다른 누리꾼은 "주차장 정산시스템도 먹통이라서 빠져나가려는 차가 줄을 이었다"며 "주차 관리인이 따로 정산 받고 문을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에 차질을 빚는 등 자영업자들의 손해가 눈에 띈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커뮤니티에는 이날 KT인터넷 마비로 불편을 겪었다는 불만 섞인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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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하필 점심시간인데 인터넷이 안 돼서 배달 일거리 다 날렸다", "피씨방 손님들이 다 떠났다. 공중으로 사라진 게임 아이템 물어내라고 난리도 아니다", "자영업 너무 힘들다", "오늘 매출 다 날렸다" 등 호소했다.
/사진=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한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던 직장인 A씨(28)는 "카드 결제가 안 돼서 현금으로 지불했다"며 "현금이 없으면 계좌이체를 받았는데, 뒤에 어떤 손님은 계좌이체도 안 된다고 발을 동동 구르더라"고 설명했다.
아예 손님들에게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게도 있었다. 이날 12시쯤 서울 마포구 한 카페를 방문한 직장인 김모씨는 "음료 주문하러 갔는데 결제하려고 하니 직원이 '포스기 결제시스템이 먹통이라 안된다. 그냥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다'고 하더라"며 "QR체크도 안 되는 상황이라 수기 출입자 명부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25일 12시쯤 서울 마포구 한 카페를 방문한 직장인 김모씨는 "결제하려고 하니 직원이 '포스기 결제시스템이 먹통이라 안된다. 그냥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사진=독자 제공
그는 "가게에 문의했더니 'KT 인터넷망 장애로 라이더가 늦게 잡혀 음식도 늦어졌다. 죄송하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점심시간이 오후 1시까지였는데 끝나기 15분전 쯤에 음식이 와 허겁지겁 먹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이번 네트워크 장애가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지만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설정)로 잠정 결론이 났다.
KT는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지만,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