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5% 육박에 실수요자들 한숨 "집 계약했는데…"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1.10.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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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아파트 일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 송파구 아파트 일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무섭게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의 한숨이 깊다. 주담대 금리는 금리 상승기와 맞물린 데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대 5%에 육박한 수준으로 상한 없이 올랐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분할상환식 주담대 금리는 평균적으로 2.87~3.37%선에서 책정됐다. 전월(2.76~3.15%), 1년 전(2.51~2.71%)과 비교해서 상승폭이 크다.



주담대 금리는 신용대출 금리과 비교해서도 오름세가 가파르다. 이달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3.21~3.55%로 전월(3.07~3.62%)과 비교해서 상단 금리가 다소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 중에서도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 삼는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최대 5%에 육박한 수준으로 훌쩍 뛰었다. 코픽스 상승세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최근 이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 3.47~4.67% △우리은행 3.14~3.85% △농협은행 2.95~3.86%로 기존보다 1.16%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다보니 주담대 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는 역전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통상 주담대는 주택을 담보로 삼기에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게 책정됐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금리를 보면 신규코픽스를 기준 삼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346~4.67%, 신용대출의 경우 3.18~4.45% 수준이다. 상단과 하단 모두 주담대 금리가 신용대출보다 높다.

주담대 금리가 유독 오른 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주담대의 잔액 비중이 커서 규제 1순위로 꼽혔기 때문이다. 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금융회사로선 잔액이 많은 대출을 건드리는 편이 수월하다. 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부동산 투기 수요 차단에서 비롯됐기에 주담대는 관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는 수신금리와 함께 움직이기에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들이 예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비슷한 수준에서 상향하고 이에 따라 주담대 금리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는 것이다.


주담대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곳곳에서 한숨이 터지고 있다. 경기 파주시에서 '내 집 마련' 실현을 눈앞에 둔 A씨는 "대출 받기가 너무 힘들어서 집 계약을 다 해놓고도 못 들어갈 판"이라며 "결국 현금 있는 사람만 집을 사라는 얘기가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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