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안나와 갭투자 못해"…전국 아파트값 상승세 꺾였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21.10.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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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이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된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실거래가 기준 아파트 평균 전세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 11일까지 서울에서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의 전세 평균 가격이 5억 1841만원으로 작년 4억 8214만원에 비해 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10.21.[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이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된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실거래가 기준 아파트 평균 전세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 11일까지 서울에서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의 전세 평균 가격이 5억 1841만원으로 작년 4억 8214만원에 비해 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10.21.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전세대출 등 가계대출을 전방위적으로 제한하면서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였다. 서울은 시세 15억원 이상으로 대출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은 8주째 상승폭이 더 벌어지지 않고 있다.

지방 아파트의 경우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갭투자'가 여의치 않게 되자 상승세 둔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가 대출규제 영향권에 들면서 집값 변곡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출규제 여파"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3구 등 8개만 상승폭 확대 "15억 이상은 규제영향 안받고 신고가"
"대출 안나와 갭투자 못해"…전국 아파트값 상승세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25%로 전주 0.27% 대비 소폭 둔화했다고 21일 밝혔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도 같은 기간 0.32%에서 0.30%로 좁아졌다. 서울은 전주 상승폭 0.17%를 유지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9주째, 서울 기준으로는 8주째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하거나 전주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상승세는 여전하지만 상승폭이 더 벌어지지 않으면서 집값 흐름이 바뀔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나서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희비'가 엇갈렸다. 애초부터 주담대가 나오지 않는 시세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와 용산구, 마포구 등은 대출규제와 무관하게 상승폭을 키우며 일부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 반면 15억원 미만 아파트로 대출 규제 영향권에 있는 자치구는 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0.23%→0.24%) 서초구(0.21%→0.23%) 송파구(0.22%→0.25%) 마포구(0.26%→0.27%) 용산구(0.26%→0.28%) 등 8개구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반면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노원구(0.22%→0.2%) 나 금천구(0.15%→0.14%) 양천구(0.06→0.04%) 영등포구(0.14%→0.11%) 등 18개구는 전주와 동일하거나 상승폭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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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대출 한도가 꽉찬 은행의 경우 한 지점에서 한달에 대출한도가 5억원 정도 밖에 안돼 선착순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15억원 이하 아파트 밀집 지역의 경우 대출이 안나와 거래가 막히고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세대출 막혀 지방 '갭투자' 주춤..지방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 뚜렷, 안양시 동안구 전세가격 상승폭 '반토막'
다만 대출규제 효과가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로 이어질지는 두과보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강남3구의 매매거래가 줄긴 했지만 거래가 되고 있는 아파트는 '신고가'를 찍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서다. 아파트 하락세를 이끌 만큼의 매물이 충분히 쌓여야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거래가격 28억원을 찍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61㎡의 경우 호가가 30억원대로 올라섰다가 최근 29억원으로 내려와 '집값 변곡점'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는 26일 가계대출 추가 규제가 예고돼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출 규제는 서울보다는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인천은 이번주 0.23% 올라 전주 0.25% 대비 상승폭이 줄었고 경기도도 같은 기간 0.27%에서 0.25%로 상승폭이 줄었다. 부산, 대전, 울산, 세종 등 지방 주요 도시들도 일제히 상승폭이 줄었다.

지방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는 전세대출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지인이 지방 아파트를 살때는 전세를 낀 매매인 '갭투자'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택 매매시 전세 세입자도 동시에 구해 전세계약을 하는 갭투자가 빈번한데 최근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세입자를 동시에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한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도 한 풀 꺾였다. 전국 전셋값은 0.18% 올라 전주 0.19% 대비 상승세가 둔화했다. 수도권(0.22%→0.21%)은 상승폭 축소, 서울(0.13%→0.13%)은 상승폭 유지, 지방(0.17%→0.15%)은 상승폭 축소를 보였다. 특히 아파트 공급 물량이 확 늘어난 안양시 동안구 전세가격이 이번주 0.14% 올라 전주 상승폭 0.32% 대비 반토막이 났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기준으로는 지난 11일 안양시 동안구 전세가격이 하락 반전한 상황이어서 향후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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