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은 '원만한 경선', 이낙연은 '이의제기'...난감한 靑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10.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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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을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한복을 입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0.12.[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을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한복을 입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0.12.


청와대가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 지시를 공개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문 대통령 면담 요청' 내용을 함께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 과정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의 '이의제기'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나온 청와대 입장인 탓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대장동 사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지난 5일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처음으로 짧은 입장을 낸 게 전부다.

[수원=뉴시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12.[수원=뉴시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12.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이날 검·경의 협력 수사를 강조하며 이전보다 선명한 메시지를 낸 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 지사와의 회동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청와대는 이날 이 지사 측으로부터 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이 후보가 최종 후보로 지명된 후 축하 메시지를 내기도 했는데 이 후보와 전화통화나 만남을 가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 면담 요청이 있었다"며 "(이 후보와의 만남 일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두가지 사안을 한꺼번에 밝힌 배경엔 부동산 문제와 연관된 대장동 사건이 이 지사 측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메시지 없이 이 지사를 바로 만나는 것이 문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도 부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로선 특히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원으로서 이재명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 다른 후보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이의제기'로 불거진 민주당의 내홍에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 대통령이 직접 '원만한 경선'이라고 했지만, 이 전 대표 측이 아직 경선에 승복을 하지 않아서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경선 사사오입 철회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0.11.[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경선 사사오입 철회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0.11.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경선이 끝난 날 나온 문 대통령 메시지에서 경선이 원만하게 진행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란 질문에 "그날 저녁에 내신 (메시지) 그대로다"며 "'원만하게 진행돼서 기쁘다'는 말씀 문장 그대로, 그 문장 내에서 이해하고 해석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의 이날 브리핑에서도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에 난감한 입장이 읽혔다. 청와대는 이날 이 지사 측의 면담 요청 사실만 공개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 등에 대해선 함구했다. 향후 여러 정치적 상황 등을 감안해 일정을 잡겠지만, 이 전 대표 측이 강하게 '이의제기'를 하는 상황에서 면담이 빨리 성사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대장동과 관련된 메시지를 먼저 낸 이후, 이 지사의 면담 요청 사실을 밝힌 것에 주목해야한다"며 "이의제기를 한 이 전 대표 측 입장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의 여러 고민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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