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투자자·기업 함께 컸다···그린뉴딜엑스포 '성황'

머니투데이 고양(경기)=김성은 기자, 백지수 기자, 이강준 기자, 최민경 기자 2021.10.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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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린뉴딜엑스포]

6~8일 경기 고양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2021 그린뉴딜엑스포' 현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6~8일 경기 고양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2021 그린뉴딜엑스포' 현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거대한 파이프를 설치해 연결하면 수소 운송이 더 쉽지 않을까요?"

"이 수소연료전지는 열회수효율이 얼마나 되죠?"

6~8일 사흘간 경기 고양 일산킨텍스에서 개최된 '그린뉴딜엑스포'를 찾은 관람객들은 부스 안내 담당자들조차도 놀라게 할 질문들을 이어갔다. 2019년 수소엑스포에서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그린뉴딜엑스포에서 현장 관계자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기업 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의 수준도 향상됐음을 체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박" "조만간" "곧"···성과물 속속 내놓는 K그린뉴딜 현주소 '한눈에'
/사진=머니투데이/사진=머니투데이
8일 그린뉴딜엑스포 한화 부스를 찾은 기계공학 전공 대학생 김모씨(23)는 "신재생에너지가 화두이다보니 실제 얼마나 기술이 구현돼 있는지 궁금해 엑스포를 방문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수소 산업 기술이 많이 발전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날 유의깊게 설명을 들은 것은 한화임팩트가 전시한 수소가스터빈연소기다.



이는 화석연료에서 신재생 에너지 시대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을 할, 수소혼소발전 기술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부품이다. 현재 한국서부발전과 실증사업을 진행중으로 이르면 2023년 상반기 실증을 마치고 2024년부터 본격 상용화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이미 사용중이기 때문에 실증사업 통과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게 재계 관측이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한화 말고도 '그린뉴딜' 기술 현실화가 코앞으로 다가온 사례들이 다수 있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한층 더 도왔다.

두산퓨얼셀의 야심작 '트라이젠'은 수소, 전기, 열을 동시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 일종으로 올 연말까지 실증사업을 완료하고 내년 상용화가 기대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부터 해상풍력으로 그린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사업을 본격 시작하고 관공서 등에서 발주한 소형 수소 추진선도 수주할 계획이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료전지 자체가 무엇인지를 묻는 관람객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거의 없다"며 "수소충전소 등 사업 관계자들이 실사용을 염두에 두고 부스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SK 부스에서 만난 한 자문사 대표는 "각 기업의 수소생산 전략이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공기업도 그린뉴딜 기술 연구 매진에는 예외없다.

이날 한전 부스에서 만난 주경원 전남대 물류교통학과 연구원(경제학 박사)은 "그린뉴딜 관련 용역 과제를 하고 있어서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수소 기술과 현안에 대해 꽤 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도 엑스포에 와서 직접 각 기업의 기술 수준들을 보니 각 기업의 신기술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해서 앞으로 그린뉴딜 정책을 더욱 구체적으로 전망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전은 '무탄소 전원생산 저장 수송기술'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몄다.

정책 인사이트도 여기서 구한다···"그린뉴딜엑스포는 소통의 장"
/사진=머니투데이/사진=머니투데이
그린뉴딜이 '구상'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우리 삶 속에서 구체화되면서 정책 인사이트(통찰)를 얻기 위해 엑스포를 찾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

안산시청 관계자는 "안산시가 2019년 국토교통부 공모로 선정된 수소시범도시로서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러 엑스포를 찾았다"며 "다른 지자체의 수소사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편 각 기업들의 발전 상황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작년 다르고 올해 또 다른 것 같다"면서도 "실적용에 있어 어려움은 없을지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올해 4월 운영을 시작한 안산시 1호 수소충전소를 이용하는 시민 수가 5개월 만에 70% 늘었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또 이날 현장에서 만난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구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실제 고민들이 많아 정책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왔다"며 "전기차 충전소 구축이나 탄소 감축 등에 관해 개별 기업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 살펴봤고 주민들의 우려 없이 실제 적용이 가능할지, 실현 가능성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부스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한 장성호 한전 책임연구원은 "옆 부스 한국가스공사나 서울시 산하 서울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서 부스를 찾아와 기술 연구 진행 상황을 많이 묻고 갔고 서울기술연구원에서는 아예 기술 자문도 요청하고 갔다"며 "아무래도 기술 연구 대부분이 각 공기업이나 기관 내부적으로 이뤄지고 성과를 잘 공개하지 않다 보니 그린뉴딜엑스포가 소통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부터 학생까지···꿈나무도 즐긴 '그린뉴딜엑스포'

/사진=이강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이번 엑스포에는 비전문가는 물론 나이를 불문한 관람객들이 그린뉴딜 산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곳곳에 존재했다.

엑스포 개최 마지막날, 경기도 포천에서 온 김모씨(50)는 아들 김하영군(12)과 함께 현대차 부스를 찾았다. 평소 전기차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아들과 함께 현대차 아이오닉5를 함께 타보고 추억을 쌓기 위해 차로 한시간 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해서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향후에는 수소차, 전기차가 대세가 될텐데 어릴 때 미리 체험을 해보면 좋을 거 같아 아들과 함께 왔다"며 "평소 잘 몰랐던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편하게 차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현대차 부스에서 움직이는 수소충전소 '에이치 무빙스테이션(H Moving Station)'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수소차 작동 원리에 대해 부스 직원에게 어린 나이에도 점잖게 설명을 듣고 있었다. 김 군은 "자동차는 매연가스를 내뿜어서 환경을 파괴시키는 걸로만 알았는데 환경오염 없이 움직인다는 게 제일 신기했다"고 답했다.

이밖에 르노삼성자동차의 전기차 트위지, 조에와 아우디 e-트론 GT를 부부가 함께 타보며 즐기는 풍경도 자주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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