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0월 초 대통령에 검사 추천…인력·수사력 보강될까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1.09.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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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곧 있을 검사 추가 임용으로 수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수처 검사는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데, 공수처는 10월 중순까지는 절차가 마무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증원된 인원으로 새 수사 사건 아닌 기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다음달 1일 검사 선발 등과 관련해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인사위는 앞선 공수처 면접을 거친 검사 지원자를 평가해 재적위원 과반수 동의를 받아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인사위 평가를 앞둔 검사는 총 10명으로 부장검사 2명, 평검사 8명으로,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하면 3년의 임기(3회 연임 가능)를 시작한다.



검사 10명이 반드시 임명되는 것은 아니다. 인사위 평가, 임명 재가 전 신원조회 등 과정에서 결격 사유가 발견되면 탈락할 수 있다. 인사위 추천 이후 대통령 임명까지 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 지난번 임명된 평검사의 경우, 3월 26일 인사위 추천으로 4월 15일 임명됐다. 이번 임명도 10월 중순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임명 절차가 빨리 마무리될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검사 10명이 모두 뽑힐 경우 공수처는 공석으로 남은 검사 자리를 모두 채우게 된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인데, 현재 15명이다. 처·차장을 제외하면 수사·공판·사건조사분석 실무에 임하는 검사는 13명에 지나지 않는다. 수사팀 부장검사가 공소부장까지 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사가 선발되면 공수처의 전반적인 수사 속도도 오를 전망이다. 공수처는 그동안 사건 수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호소해왔다. 공수처가 현재까지 입건한 사건은 이달 초 수사를 마무리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을 포함해 13건으로 확인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된 '고발 사주 의혹'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수사 방해 의혹' '엘시티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여론의 관심이 높고 난이도가 높은 사건들이다.

법조계에서는 사건 수와 난이도를 감안하면 현재 인원으로는 원활한 사건 진행이 힘들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고발 사주 의혹을 신속히 규명하겠다며 사건 담당 팀인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에 다른 팀 인원을 추가 투입해 기존 사건의 진전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실제로 조 교육감 사건 외 공수처가 처분한 사건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임명 검사들을 곧바로 고발 사주 등 주요 사건 수사에 투입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청와대가 언제 임명을 재가할지가 관건"이라며 "고발 사주 사건 투입 여부는 임명 이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건 수를 감안하면 대부분 신임 검사가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공수처가 사건 속도보다 '내실 다지기'를 우선해 선발 후 신임 검사 교육에 집중할 수도 있다. 공수처법에 따른 공수처 검사 자격은 '7년 이상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으로, 수사 업무를 해보지 않은 변호사도 임명이 가능하다. 공수처는 5월 말부터 4주 간 특수수사 경험이 없는 검사들을 법무연수원에 보내 교육 받게 했는데, 이번에도 인원 전체나 일부에 대한 교육을 먼저 진행할 수 있다.

고위 검찰 간부를 지낸 변호사는 "신임 검사가 곧바로 난해한 수사는 못할 가능성이 커 급진적인 수사력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기본적인 수사 속도 향상이나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공수처가 정원을 다 채워도 규모가 검찰 지청 수준이고, 아직 신생 기관이라 수사 경험이 부족하다. 검사 증원 이후 새 사건 수사에 착수할 게 아니라, 기존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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