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보다 회삿밥이 더 부럽네"…회사 급식 성지 톱5는?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9.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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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밥 먹으려 회사간다"... 회삿밥의 변신]

편집자주 과거엔 회삿밥 먹으면 '사축'(회사에서 가축처럼 일하는 직장인)된다고 말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요새는 밥 먹으려 회사 간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셰프가 개발한 메뉴는 기본. 회삿밥으로 살도 빼고, 혈당도 관리할 수 있어서다. 회삿밥의 변신을 들여다본다.

배틀그라운드의 본사 크래프톤의 사내 급식./사진=배틀그라운드 페이스북 캡처배틀그라운드의 본사 크래프톤의 사내 급식./사진=배틀그라운드 페이스북 캡처


"나는 굳이 나가서 먹을 필요가 없어. 샌드위치, 샐러드부터 한식, 양식 등 내가 원하는 대로 골라 먹을 수 있거든."

3년차 직장인 A씨는 점심 식사 메뉴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없다. 1인 가구로 혼자 살지만 점심만큼은 회사에서 영양가 넘치게 챙겨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선 월급만큼이나 사내 복지가 중요한 근무 조건으로 꼽힌다. 두둑한 월급만큼 직원의 식사 등 여러 복지를 잘 챙겨주는 회사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명한 식사를 제대로 책임지는 회사 급식을 추려봤다. 게임회사인 크래프톤, 넥슨, 엔씨소프트와 GS그룹, 하이브 엔터테인먼트가 그 주인공이다.

"밥 먹으러 게임 업계 취업하고 싶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크래프톤, 넥슨, 엔씨소프트의 사내 급식./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크래프톤, 넥슨, 엔씨소프트의 사내 급식./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식단이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은 배틀그라운드의 본사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 직원이라면 하루 세끼 구내식당 '펍지 키친'에서 무료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메뉴가 미쉐린 가이드에 등장하는 맛집에 버금간다.



대표적인 레전드 메뉴로는 랍스타와 돈마호크 스테이크가 있다. 직원들은 이런 특별식이 나오는 '펍지 키친 스페셜 데이'엔 외식 약속을 잡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한다.

지난 7월에는 풀무원푸드앤컬처와 손잡고 탤런트 홍석천의 특별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팟타이탈레, 가이양, 뿌팟퐁커리, 쏨땀 등 태국 인기 음식들이 메뉴판을 채웠다. 배틀그라운드 페이스북을 보면 크래프톤 직원들이 평상시 먹는 구첩반상 메뉴들을 둘러볼 수 있다.

같은 게임 업계인 넥슨, 엔씨소프트 등도 맛있는 회사 급식으로 유명하다. 무료 점심을 주는 넥슨의 경우 두 가지 메뉴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간단한 한 끼를 선호할 경우 샐러드박스로 간단히 해결할 수도 있다.


스타 영양사 영입한 GS그룹, 방탄이 부러워지는 하이브도
사진 위쪽부터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구내식당 메뉴, GS그룹 구내식당 메뉴./사진=인스타 hy_cafeteria, mingi0000 캡처사진 위쪽부터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구내식당 메뉴, GS그룹 구내식당 메뉴./사진=인스타 hy_cafeteria, mingi0000 캡처
급식 성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GS그룹은 스타 급식영양사를 영입해 화제가 된 케이스다. 중고등학교 급식 메뉴에 랍스타와 대게 등을 내놓으면서 화제가 됐던 영양사 김민지씨는 지난해 GS그룹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룹 임원이 직접 섭외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서울 강남구 GS타워 사내 급식 총괄매니저로 일한다.

GS그룹 구내식당 메뉴를 보면 급식 수준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더운 여름엔 장어를 얹은 덮밥과 메밀국수가 메뉴로 등장한다. 알록달록한 무지개색으로 만들어진 앙금떡과 블랙망고수박 등도 특식으로 내놓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도 저렴한 가격대에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의 사내 급식을 자랑한다. 아이스크림 모양의 치즈를 얹은 스파게티,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볶음밥 등의 메뉴를 회사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화제다.

누리꾼들은 "하이브 구내식당을 먹을 수 있는 방탄소년단이 부럽다" "역시 먹을 것에 진심인 방시혁 사장의 회사답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 회사 급식은 왜?"…"단가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사진=이미지투데이
일각에선 같은 회사 급식임에도 회사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오해가 있지만 퀄리티 결정 요소는 단가에 있는게 급식업계의 설명이다. 급식업계는 위탁을 받아 사내 식당을 운영하는 구조다보니 고객사에서 정한 단가에 맞춘 메뉴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규모가 큰 회사들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좀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고 직원 복지 부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며 "사내 식당 유지에도 질 높은 음식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회사 급식은 IT 회사나 게임업계가 몰려있는 판교 등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우리 직원들에게 어떤 질의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결정해서 위탁을 맡기면 그에 따른 품질 좋은 식사가 제공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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