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거점 中 선택한 포스코케미칼, 남은 과제는?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8.27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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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중국 양극재 공장 전경/사진제공=포스코포스코 중국 양극재 공장 전경/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케미칼이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첫 해외 거점을 세계 최대 배터리 시장인 중국으로 낙점했다. 중국에 각각 연 3만톤 규모 양극재 공장과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이 2025년 해외 11만톤 생산 계획을 밝힌 만큼 이번 투자 이후 진행될 추가 투자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중국 투자에 이어 연내 미국과 유럽에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양극재의 중간재인 전구체의 내재화를 위한 국내 추가 투자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케미칼은 전날 포스코그룹과 화유코발트가 중국에 운영 중인 양극재 및 전구체 합작법인의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총 281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와 화유코발트는 2018년 3월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양극재 생산법인 절강포화와 전구체 생산법인 절강화포를 설립했다. 현재는 각각 연 5000톤 규모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증설을 통해 중국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은 각각 3만5000톤 규모를 생산하게 된다.

중국은 포스코케미칼이 해외 투자 계획을 발표했을 때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이다. CATL, BYD 등 이차전지 대기업들이 몰려 있으며 전기차 시장 규모도 유럽 다음으로 크다. 특히 포스코가 이미 중국에 5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투자 경험도 갖췄다. 포스코케미칼 입장에선 가장 진입장벽이 낮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화유코발트와 분담한 것도 투자 부담을 낮췄다. 국내 기준으로 양극재 3만톤 규모를 증설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약 2800억원이다. 그러나 포스코케미칼은 비슷한 금액으로 전구체 3만톤 증설까지 할 수 있었다. 포스코는 합작사인 절강포화 지분 50.4%와 절강화포 지분 32.4%를 갖고 있는데 지분 비율대로 투자비를 분담했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내부 전경. 하이니켈 NCM 양극재가 제조되는 생산 라인이다.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내부 전경. 하이니켈 NCM 양극재가 제조되는 생산 라인이다.
다만, 이번 중국 투자는 고객사와 공급계약이 전제된 것이 아니라 선행투자 개념이다. 앞으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업계에선 포스코케미칼이 중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배터리사 위주로 주요 고객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모두 중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다음 투자지로 유럽과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해외 설비 투자 계획이 11만톤 규모로 적지 않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 분산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 있는 폴란드가 가장 유력한 투자 지역으로 거론된다. 미국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사의 대규모 투자가 예고돼 양극재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차전지 밸류체인 확보를 강조한 만큼 해외 진출에 혜택이 있을 수 있다.


해외 추가 투자 외에도 포스코케미칼은 전구체 내재화를 위한 추가 증설을 단행할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앞서 전구체 내재화율을 기존 20% 수준에서 2025년까지 60%(약 16만톤 규모)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의 원료를 배합해 제조하는 양극재의 중간재로 양극재 재료비의 70~80%를 차지한다.

당초 전구체 내재화 비율을 높이기로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관세 문제였다. 중국에서 수입한 전구체로 양극재를 만들어 미국에 납품할 경우 미중분쟁 등으로 관세 부담이 크다. 중국에서의 전구체 증설과 별개로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국내 광양공장, 구미공장 등에서 전구체 추가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내재화율이 높아지면 추가 관세 등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투자 계획도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며 "전구체 투자도 늘리고 내재화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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