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도 처음엔 무료"…KT의 '무기한 공짜' 상권정보,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1.08.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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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잘나가게' 연내 100만 가입자 목표
소상공인 전용 마켓 플레이스 구축 통해 시너지

/사진=KT/사진=KT


"카카오나 네이버도 처음엔 무료였다. 가입자 기반이 정교하고 의미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낸다면 수익화 모델은 언제든 만들 수 있다"

이종헌 KT (41,200원 0.00%) AI·빅데이터사업본부 상무는 17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빅데이터 상권분석 서비스 'KT 잘나가게'는 무료라고 공언했다. '언제까지 공짜'인지 기한도 정해두지 않았다. '데이터가 돈'인 시대지만, '소상공인 마켓 플레이스'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금은 5만명 수준인 가입자를, 연내 100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KT가 빅데이터 분석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
잘나가게 상권 분석 예시. 각 지역에서 매출 순위와 등급 등이 표시된다. /사진=KT잘나가게 상권 분석 예시. 각 지역에서 매출 순위와 등급 등이 표시된다. /사진=KT
잘나가게는 KT 빅데이터 분석으로 가게 주변 유동인구와 맞춤형 상권 분석 등의 정보를 전달한다. 한달에 한 번씩 소상공인에 상권 분석 링크가 담긴 문자를 보낸다. 앱에 접속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온라인 환경이 익숙치 않은 소상공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비스 이용료도 없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다.

이 상무는 "소상공인에게는 무료지만, 정부나 기업 사업에서는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00억원 이상 데이터 매출을 올렸다"며 "돈만 벌겠다는 목적으로 사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나가게 서비스 자체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빅데이터를 쌓아 KT의 기존 기업(B2B) 사업과 시너지를 내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얘기다.



이 상무는 "KT는 좀 더 큰 B2B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 등 스타트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들과도 적극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룹사인 케이뱅크와도 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개인 신용도 외에 가게 매출이나 수익성을 이용한 신용대안평가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대출 모델을 만드는 것인데, 내년쯤 구체화된다.

연내 소상공인 100만명 끌어모아 생태계 구축
가입자 기반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말 서비스를 선보인 후 7개월 간 약 5만명을 모집했다. 연내 가입자 목표는 100만명이다. KT 스스로도 "도전적 목표"라고 자평한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그간 잘나가게 월평균 가입자 증가율은 165%로, '써 본 소상공인'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 있다. 또 조만간 제로페이 소상공인 사용자에게 잘나가게 메뉴가 공급된다. 120만명의 제로페이 가입 소상공인을 잠재적 타깃 고객으로 확보한 셈이다. KT가 가입자 급성장을 기대하는 대목이다.


잘나가게 내 신규 서비스도 대폭 확충된다. 이날 출시한 '배달 분석'은 소상공인에 주변 배달 수요와 주문한 사람들의 성별·연령·시간대 통계를 제공한다. 9월에는 수익성, 입지 안정성, 운영방식 등 종합적인 점포 진단을 해주는 서비스, 10월에는 가게에 전화 거는 고객들에 대한 통계 분석을 제공하는 서비스, 11월에는 신한은행과 함께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추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로써 내년에는 '유료화' 기반의 국내 최대 소상공인 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상무는 "국내에는 대규모 소상공인 전용 마켓 플레이스가 아직 없다"며 "잘나가게가 성공하면 KT 기존 통신서비스와 시너지를 꾀할 수 있고, 추후 사업적 성공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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