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초대형 태양광 시설 짓는 中…문제는 방사능 위험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2021.08.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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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W급 '우주태양광' 3년 만에 투자재개, 건국 100주년 2049년까지 건설 목표

국제 우주 정거장에 부착 된 태양 전지 패널./사진=게티이미지국제 우주 정거장에 부착 된 태양 전지 패널./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이 건국 100주년인 2049년 우주에 1기가와트(GW)급 태양광 설비를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3년 전 중단됐던 지상 시험 시설 건설을 재개했다.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가능할 법한 신개념 재생에너지 기술인데 미국에 앞서 태양광 굴기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충칭(重慶)시 비샨지구에서 국가 우주 태양광 발전 프로그램 지상 시험 설비투자가 3년 만에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 시설에 1억위안(약 180억원)을 투입하는데, 우주 태양광이 과연 실현 가능하냐는 논란 때문에 건설을 중단했었다.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서 중국은 지상 설비를 포함, 총 26억위안(약 4700억원)을 예산으로 잡았다. 우주 태양광은, 낮에만 가동이 가능한 데다 대기 중 태양에너지가 70% 넘게 소실되는 기존 태양광 설비의 낮은 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 고도 3만6000km(2만2400마일) 상공에서 정지된 채 태양열을 한껏 흡수한 뒤 지상으로 에너지를 내려보내는 방식이다.

중국은 연말까지 지상 시험 설비 투자를 마무리 하고 2030년 1MW급 우주 태양광 설비를 쏘아 올린다는 목표다. 이에 멈추지 않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에는 발전 용량을 원자력 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1GW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우주 내 태양광 발전 패널 넓이만 2㎢에 이른다. 중국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후베이(湖北)성에 위치한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 싼샤(三峽)댐에 빚대 '우주싼샤(太空三峽)'라고 부른다.



성공의 관건은 안전이다. 베이징 한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1GW급 에너지를 수신할 지상 설비 반경 5㎞ 이내에는 방사능 위험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다. 10㎞ 떨어진 곳이라도 마이크로파가 와이파이에 영향을 미쳐 통신이 끊길 수 있다.

여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똘똘 뭉쳐 있다. 국가 우주 태양 발전소프로그램 수석 과학자 거창춘(葛昌純) 교수는 "프로젝트가 많은 반대에 부딪혔지만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한 뒤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경쟁도 중국이 속도를 내게 하는 요인이다. SCMP에 따르면 미 공군은 2~3년 안에 위성을 보내 지구에 에너지를 전달할 핵심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미국은 이 에너지를 드론이나 원격 군 초소 운영 같은 군사 목표로 사용할 예정이다. 중국 내 방산업계는 미국이 한 발 더 나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겨냥하거나 도시 전체를 정전시키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본다.


우주 태양광 경쟁은 미국과 중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본과 유럽도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일본은 지난 2015년 무선으로 1.8KW 전력을 마이크로파로 55m 떨어진 안테나에 보내는 실험에 성공했다. 2050년대까지 우주 태양광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유럽우주국(ESA)도 우주 태양광 실험을 위한 소형 위성 발사계획을 수립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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