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이용자 모으더니…카카오, 플랫폼 '유료 본색' 드러냈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차현아 기자 2021.08.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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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택시 스마트호출료 이어 전기자전거 요금 인상…다른 모빌리티 서비스도 인상 우려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김춘수 울산시 교통건설국장(왼쪽)과 이성원 (주)카카오모빌리티 파트장이 30일 오전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전기 공유자전거(카카오 T 바이크)'를 타고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주)카카오모빌리티는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오는 9월 4일부터 울산시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주차시설 등을 활용해 전기 공유자전거인 카카오 T 바이크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2019.8.30/뉴스1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김춘수 울산시 교통건설국장(왼쪽)과 이성원 (주)카카오모빌리티 파트장이 30일 오전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전기 공유자전거(카카오 T 바이크)'를 타고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주)카카오모빌리티는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오는 9월 4일부터 울산시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주차시설 등을 활용해 전기 공유자전거인 카카오 T 바이크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2019.8.30/뉴스1


카카오가 모빌리티 플랫폼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선 모양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스마트호출료에 이어 전기자전거 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카카오측은 전기자전거 요금제 변경이 단거리 고객 수요에 맞춘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카카오가 플랫폼 장악력을 악용해 도미노식 가격 올리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카카오T바이크 요금제 변경…한시간 6000원에서 최대 9200원까지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달 6일 자정부터 일부 지역의 카카오T바이크 요금제를 변경하기로 했다. 현재 카카오T바이크가 운행되고 있는 △성남(용인, 위례 등)·하남 지역의 경우 보험료 포함 기본요금은 200원(이용시간 0분), 추가요금은 1분당 150원이 부과되며, △안산·대구·부산·광주·대전의 경우 보험료 포함 기본요금 300원(이용시간 0분)에 추가요금이 1분당 140원씩 부과된다. 가령, 성남지역 이용자가 15분간 카카오T바이크를 대여할 경우 현재는 1500원을 내지만, 앞으론 기본요금 200원에 15분간 이용료(2250원)을 더해 2450원을 내야한다. 같은 기준으로 1시간을 빌리면 요금은 현재 6000원에서 9200원으로 오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단거리 이용 고객의 수요를 맞춘 결과라고 설명한다. 회사 측은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행태가 다양해지면서 요금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6월 단거리 이용고객을 위한 요금 적합성을 검토하려는 취지로 시범서비스를 적용했다"며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이용자 반응을 수렴해 이용자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적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반발한다. 직장인 A씨는 "요금 인상이 적용되면 다른 업체 서비스로 갈아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T바이크 이용료를 둘러싼 불만은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 4월 안산시가 안산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카카오T바이크의 불편사항으로는 '비싸다'는 의견이 214명(54%)으로 가장 많았다.



택시 호출료 인상 일주일만에 전기자전거 인상…독점 플랫폼의 횡포?
이번 요금제 변경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스마트호출 요금을 인상한 지 일주일도 안돼 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 빠른 택시 배차 서비스인 '스마트호출' 비용을 기존 1000원에서 '0원~5000원' 탄력 요금제로 바꿨다. 사실상 요금 인상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무료 서비스'로 확보한 모빌리티 플랫폼 장악력을 앞세워 대대적인 수익화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격 결정권을 독점한 카카오가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 요금을 인상해 소비자 부담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라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호출 서비스를 제공해 현재 시장 점유율 80%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타다 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법)'이 통과되면서 렌터카·기사를 함께 호출하는 '타다 베이직'이 사라지고, 택시 위주로 모빌리티 시장이 재편되면서 사실상 택시호출 시장을 독점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전기자전거 뿐 아니라 시외버스·기차·셔틀·항공 등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유치하며 국내 최대 교통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났다. 올 하반기부터는 렌트카와 공유킥보드 등 신규 사업도 론칭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무리하게 수익화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명확한 수익모델을 증명하고자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택시, 전기자전거 외에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들도 유료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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