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 날아와 차에 구멍나자 소주 1박스 들고온 해병대"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1.08.0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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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포항 수성사격장 훈련 때문에 인근 마을에 탄환이 날아왔지만 해병대가 사과없이 소주 1박스만 들고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해당 경주 감포읍 오류리 이장이라 밝힌 A씨는 2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소주 1 박스와 국민의 생명을 바꿀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

A씨는 "오류리는 감포 고아라 해수욕장 근처의 조용한 농어촌마을 이었지만 해병대에서 관리하는 수성리 사격장이 근처에 생겨난 후 주민들은 오랜 세월 동안 포탄과 사격 소리와 진동으로 고통을 받고 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일반 포탄 소음도 참기 힘든데 이제는 사격 피탄지 바로 옆에 있는 마을에 협의도 없이 국방부가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장으로 사용하겠다고 하는 수성리 사격장 바로 옆 마을"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작년 7월쯤 수성사격장에서 해병대 훈련을 했는데 마을주민이 자기 집 마당에 주차해놓은 자동차가 탄환에 맞아 망가졌다고 해 가봤다. 정말 실탄으로 차 번호판에 탄환 구멍이 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해 해병대와 국과수에서 나와 조사를 했다. 그런데 조사 후 해병대에서 나온 군인이 번호판을 교체해 주겠다고 하더니 소주 1박스를 주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민이 탄환에 맞았으면 사망할 수도 있었는데 주민의 인명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면 도대체 소주 1박스가 무슨 뜻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책임자의 사과도 사고 경위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최근 미군 아파치 헬기까지 날아다니며 야간 사격훈련까지 시작됐다고 전했다. A씨는 아파치 헬기와 야간 훈련과 관련해 주변 마을에 대한 알림과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파치 헬기부대가 수성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한 건 지난해 2월부터다. 이와 관련 인근 주민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제기해 최근 소음 측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A씨는 "주민들은 굉음 및 진동은 물론 탄환이 마을에 날아와 다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공포와 불안증세를 겪고 있다"며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참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민으로서 보호받기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3일 오후 5시 30분 현재 330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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