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모멘텀 잃은 증시…美·中 대외변수에 초점 맞춰야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8.0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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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지난해 11월 이후 6월까지 8개월 동안 내리 달렸던 코스피 상승세가 꺾였다. 3200선도 간신히 지키고 있다. 7월 중국발 규제 이슈와 미국발 긴축 발작 우려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

남은 하반기 전망도 좋지만은 않다.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실적이 고점을 찍으면서 상승 모멘텀을 잃은 상황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 등 대외 이슈가 중요할 때라고 강조한다. 투자 종목에 있어 지수 관련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중심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7월 월간 기준으로 2.9%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보이던 상승랠리를 멈췄다. 지난해 11월 14.3% 급등한 코스피지수는 같은 해 12월 10.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3000포인트를 찍었고, 지난달에는 3300포인트를 넘었다.

숨 가쁘게 달려오던 코스피에 제동을 걸린 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7월 한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5조1094억원, 2조7543억원 순매도했다.



코로나19(COVID-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중국 정부의 규제,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 우려가 투자심리를 집어 삼켰다.

중국 정부는 주도권 확대를 위해 자국 내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상하이종합지수는 7월 한달 동안 5.4%, 홍콩항셍지수는 10% 급락했다. 중국 증시가 출렁이면서 외국인들의 신흥국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국내 증시는 중국 증시에 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테이퍼링을 할만큼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며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연내 긴축 윤곽이 드러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은 상당할 수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지난 2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경기·기업 사이클이 정점이 지났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채권 시장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락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두려움과 긴축에 대한 부담이 채권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기 사이클에 따라 반응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이후 급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가 실적 난관에 부딪히면서 양적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중국 정부 규제와 미국 인프라 투자 등 대외변수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반독점 기업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과 기술제조업은 계속 육성하고 있다. 7월 한달 2차전지 CATL과 반도체 제조 SMIC이 강세 기조를 유지한 것도 이 같은 매락이다. 해당 업종을 기반으로 한 중국 정부의 경기 모멘텀 회복 여부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인프라 투자 법안 통과 여부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 금액은 5000억달러(약 574조7500억원)로 크지 않지만, 정부의 직접적인 소비경기 개선보다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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