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CEO 리스크? "남양유업 前회장이 안 나타났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7.3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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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사진은 28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2021.5.28/뉴스1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사진은 28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2021.5.28/뉴스1


"쌍방 합의는 없었다.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30일 오전 9시 남양유업 (500,000원 ▼11,000 -2.15%)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는 정관 변경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돌연 남양유업측은 관련 안건을 상정하지도 않고 공시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연기 사유에 대해 "쌍방 당사자간 주식매매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즉각 반발했다.

쌍방 합의는 없었고 임시 주주총회 당일 오전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단 주장이다. 이어 이날까지 거래를 완료하기로 했는데 합의된 장소에 매도인(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등 오너일가는 한앤컴퍼니에 지분 53%(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대금지급시한은 8월 31일이다.

그런데 남양유업측은 대금지급시한을 넘긴 9월 14일로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했다. 한앤컴퍼니는 황당, 그 자체다.

한앤컴퍼니측은 "이날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현 대주주인 매도인의 일방적인 의지에 의해 6주 연기된 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매도인이 주주총회장에서 굳이 그 이후로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한 취지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주장과 달리 이날 임시 주총 이후 매각 절차 완료를 위한 모든 준비를 다 끝마친 상태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을 포함한 사전절차을 완료했고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끝냈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임시주주총회 당일에 매도인(남양유업)이 입장을 뒤집어 매수인(한앤컴퍼니)과 협의는 물론 합리적 이유도 없이 임시주주총회를 6주 연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매도인은 매수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합의된 거래 종결 장소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하루빨리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지난 2개월간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수립해온 경영개선 계획들이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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