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사이다' 들었던 이재명…'1등 딜레마' 풀어낸다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21.07.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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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달 26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 조성 선포 및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달 26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 조성 선포 및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예비경선 때는 부당한 공격도 원팀 정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를 안 하다보니 '김빠진 사이다' 소리까지 들었는데 그 후 상황이 계속 악화된 것 같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본경선 첫 TV토론회를 앞두고 예비경선의 '로우키'(low-key)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 '원팀' 정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허위사실에 근거한 '네거티브'(비방)에는 당하고 있지 않는다는 뜻을 피력한다.



명분은 본선 경쟁력이다. 네거티브에 대한 안일한 대응이 또 다른 네거티브로 이어진다고 보고 국민 피로감을 높이는 난타전의 흐름을 끊어낸다는 취지다. 본경선 국면에서도 이 지사를 향한 집중견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지사가 포용과 자기방어 사이에서 '1등 딜레마'를 풀어낼지 주목된다.

이재명 "최소한 방어, '필요한 정도' 한다"
이재명 지사는 28일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열린 '민주당 원팀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객관적으로 있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후보들 공약 이행이나 일관성이라든지 부정부패 등 객관적인 사실은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흑색선전에 가까운 네거티브나 허위사실은 방치할 수는 없을 테고 최소한 방어 정도로 저를 지키는데 필요한 정도만 하겠다"며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 본경선 첫 TV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네거티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검증과 부분별한 네거티브를 구별하고 네거티브에 대해선 '강 대 강' 대처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실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 인터뷰 중 이른바 '백제 발언'을 "중대한 실언"이라고 지적하자 이 지사는 해당 녹취록과 음성파일을 공개하고 누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지 국민들께서 판단해 달라며 역공세를 폈다.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을 마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을 마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2007년 '이-박 대전' 데자뷰?…"내부 갈등 노린 이간책 존재"
민주당 후보의 본선 경쟁력은 또 다른 명분이다.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가 회복이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되면 본선에서 필패한다는 우려를 강조한다. 당내에선 과열된 경선이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야권진영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던 2007년 당시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혈투를 떠오르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 지사는 이날 원팀협약식에서 "당이 이렇게 해야만 하게된 상황에 이른 점에 대해 후보 한 사람으로서 깊이 성찰하고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경쟁하는 것이지 전쟁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 갈등을 노린 고의적인 이간책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점은 우리가 잘 가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 사진제공=뉴시스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 사진제공=뉴시스
'1등 딜레마' 풀고 선두 굳힐까

결국 이 지사가 '1등 딜레마'를 풀고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이다'로 대변되는 특유의 시원함과 강함을 되살려 민주당 지지층에 다가가는 전략이다. 열린캠프는 최근 공세에 대한 적극 대응이 국민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이달 24~25일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 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p, ARS 방식, 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전주 대비 2.8%포인트(p) 상승한 28.6%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이 전 대표는 0.5%p 오른 16.9%로 전체 3위로 나타냈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3.4%·6위), 정세균 전 국무총리(2.4%·8위), 박용진 민주당 의원(0.6%·12위)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지사는 "우리는 한 팀"이라며 "부당한 것은 시정하되 모욕하고 왜곡, 조작하거나 비방하는 것은 철저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달 25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지역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달 25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지역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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