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선 ㈜사랑과선행, 기업가치 '무한대…'

머니투데이 신재은 에디터 2021.07.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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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 2차 앵콜 펀딩, 투자자 기대 커

(주)사랑과선행이 서비스하는 도시락/사진제공=사랑과선행(주)사랑과선행이 서비스하는 도시락/사진제공=사랑과선행


'효도쿡', 고령자에 먹는 기쁨과 건강을 배달
일본의 고령자 도시락 택배기업 ㈜SCL은 지난 3월 월간 배식 수가 300만 식(食)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2000년 고령자 도시락 택배 사업을 시작한 후 2006년 100만 식, 2016년 200만 식 돌파에 이어 5년 만에 300만 식을 넘어선 것이다.

SLC의 창업자 다카하시 히로시(高橋 洋) 대표는 2017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대표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가 43인에 선정된 바 있는 일본 고령자 친화식품 업계를 대표하는 신화적인 인물이다. 그가 이가 없거나 부실한 노인이 음식을 섭취할 때의 느낌을 알고자 스스로 발치까지 하면서 노인식을 개발한 사연은 일본에서 널리 알려진 일화이다. 다카하시 히로시는 20여 년간 고령자 도시락 택배 시장을 개척해 나가며 누구도 알 수 없는 영업 노하우를 쌓아왔다. 고령자 시장에서 SCL의 기술과 사업 노하우는 그만큼 독보적이다.



고령식 개발과 택배서비스는 고령화와 지방침체라는 두 가지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기도 하다. 식재료로 지역 생산물을 사용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고령자의 영양불균형을 해소해 자립 기간을 늘리기 때문이다.

다카하시 히로시 대표가 한국의 사회적기업 ㈜사랑과선행(대표 이강민)과 인연을 맺은 것은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부터다. 다카하시 히로시 대표는 기술과 영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사업 전반에 대해 지원하는 계약을 사랑과선행과 체결했고, 사랑과선행은 이를 바탕으로 고령식 배달서비스 '효도쿡'을 런칭하고 현재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한국의 고령자 시장은 아직 미개척 분야
2019 일본 SLC 기술협약식 모습/사진제공=사랑과선행2019 일본 SLC 기술협약식 모습/사진제공=사랑과선행
보건산업진흥원은 한국의 고령친화식품 시장규모는 2017년 6조 4017억 원에서 2020년 17조 6343억 원까지 175.4% 급성장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친화식품 시장규모가 크게 확장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대기업이 참여하기 어려운 분야기도 하지만,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의 부재를 꼽는다.

특히, 고령자 도시락 배달 사업은 표준화하기 어려워 자본만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사랑과선행의 고령식 배달서비스 '효도쿡123'은 이 빈틈을 파고들었다. 독자적인 기술·영업 노하우를 갖춘 일본의 SLC과 한국에서 오랫동안 시니어 식사 서비스를 제공해 온 고령친화식품사업자 사랑과선행이 결합한 것이다.


'기술이전 및 사업지원 정식 계약' 체결을 위해 내한한 다카하시 히로시 대표는 이 사업의 의미를 다음과 같은 말로 규정했다.

"어르신들에게 진정한 건강이라는 것은 육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도 챙겨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본에서 해왔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고령자분들에게 육신의 영양과 마음의 영양을 함께 공급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사랑과선행과 함께하는 사업에 전력을 다해 협력할 것이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이강민 사랑과선행 대표이사/사진제공=사랑과선행이강민 사랑과선행 대표이사/사진제공=사랑과선행
사랑과선행의 이강민 대표는 고령식 배달서비스 '효도쿡123'의 시장성(장점)으로 다음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자본 없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다. 내점형이 아니기 때문에 상권이나 유동인구에 구애받지 않고 개업할 수 있다. 또한 반찬은 모두 완전조리된 식품을 냉동 납품하기 때문에 중탕 등에 필요한 간단한 조리기구와 냉장고 등 기본적인 시설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둘째, 고객이 정해진 주기(일주일에 몇 번)로 장기간 주문할 수 있어 매출을 몇 개월 후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음식점처럼 1식 당 객 단가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매출을 구축해 나가는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외에도 수요가 예상 가능하므로 요식업의 큰 부담인 재료 폐기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필요한 수량만 적시에 구매할 수 있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은 경기침체나 코로나 펜데믹과 같은 외부환경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 소수의 구독자와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지역에 소문이 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구독자의 증가로 이어지기에 구독자 모집에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사회적기업 '1호 상장'
시니어 헬스케어 전속모델 박군과 사랑과선행 관계자/사진제공=사랑과선행시니어 헬스케어 전속모델 박군과 사랑과선행 관계자/사진제공=사랑과선행
사랑과선행은 그동안의 기술 축적과 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에 나선다. 키움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계약을 마쳤으며, 하반기 '와디즈 2차 앵콜 펀딩'을 마치는 대로 상장심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와디즈(투자형) 펀딩은 기존 금융시장에서 투자 유치가 어려운 업체를 와디즈가 1차적으로 심사해 투자자에게 선보이는 대체투자 마켓 플레이스 역할을 수행하는 서비스이다.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증권(주식/채권)을 발행한다.

사랑과선행은 2019년 1차 와디즈 펀딩에서 주당 15,000원에 발행했고, 177명의 투자자를 모집해 2억 3526만 원의 펀딩 금액을 달성했다. 당시 고령식품기업 중에는 단연 독보적인 투자액이었다.

같은 해 진행된 앵콜 펀딩에서는 171억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아 주당 29,500원에 주식을 발행했다. 투자자 255명을 모집해 7억 7667만 6천 원의 펀딩액을 모금했으며 와디즈 벤처스를 통한 3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펀딩 성공으로 사랑과선행은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진행하는 '2020년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지원 사업'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한 해 동안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사회적기업 가운데 선발하는 것으로 사회적가치지표(SVI)와 연동해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에 포상을 실시한다.

사랑과선행은 1차 와디즈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상장 전 마지막 펀딩에 나선다. 이번 2차 와디즈 펀딩 주당 가치는 49,300원 (약 300억 원)으로, 1차 15,000원에 비해 3배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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