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전자과장은 무려 20년 이상을 유전자 분석 업무에만 매진해온 베테랑 감식관으로, 범죄 현장의 각종 유전자 흔적을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그의 활약을 통해 2006년 서래마을 영아 살인사건과 2008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등이 해결될 수 있었다고 한다. DNA를 활용한 과학수사 기법이 생소했던 시절을 지나 오늘날에는 수십 년 전의 미제사건까지 DNA 분석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그가 유전자 분석업무에 바쳐온 오랜 세월의 노력과 집념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5년이나 끌어온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통상과장의 활약이 있었다. 담당과장은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자리에 재직하면서 협상 초기 단계의 전략 수립부터 실무 협상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고 한다. 중앙부처 과장들이 통상 한 자리에서 2년 내외를 근무하는 것에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근무한 셈이다. 6년의 기간 동안 협상의 배경과 상대국들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수차례의 상황 변화에도 능수능란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는 2017년 공직 내 '한 우물 파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하여 전문직공무원 제도를 도입하였다. 국민생활 및 안전과 밀접한 분야를 지정하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해당 분야에서만 근무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앞서 언급한 국과수의 법의 분야를 비롯하여 국제통상(산업통상자원부), 재난관리(행정안전부), 기상예보(기상청) 등 10개 부처 11개 분야가 지정되어 있다. 지난 7월 20일에는 민간 전문가도 바로 전문직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문직공무원 인사규정 개정안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얼마 전까지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윤여정씨는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연기라는 한 우물을 팠고,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에서 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미나리는 원더풀(wonderful)'이라는 영화 속 윤여정씨의 대사처럼 공직에도 '원더풀'한 전문가들이 점점 늘어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 시각 인기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