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미국 테크기업 주가… 엔비디아 달리고, 테슬라·애플 뒷걸음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5.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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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켓]미국 M7 주가 등락률 분석

미국 매그니피센트7 올해 주가 등락률. /그래픽=조수아 기자.미국 매그니피센트7 올해 주가 등락률. /그래픽=조수아 기자.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인 '매그니피센트7'이 올해 들어 엇갈린 주가 행보를 보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탄 엔비디아가 급등한 가운데 테슬라와 애플은 각종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뒷걸음쳤다.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하락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며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폭등한 엔비디아, 메타·아마존·알파벳 20%대 상승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올해 3월18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 '엔비디아 GTC'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올해 3월18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 '엔비디아 GTC'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3일 나스닥에 따르면 1월2일부터 5월2일까지 M7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가 78%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AI 반도체 열풍 속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한 엔비디아의 경쟁력이 부각된 결과다. 전년 대비 순이익 규모가 769% 급증한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는 1200달러까지 치솟았다.



3월 초 주당 1000달러에 근접했던 주가는 86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고평가 논란과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조정이 이뤄졌다. 이달 1일에는 경쟁사인 AMD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4%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오는 2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엔디비아 실적에 따라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2023년 6월14일 열린 비바텍 쇼에서 메타 로고가 보이고 있다. /AP=뉴시스.프랑스 파리에서 2023년 6월14일 열린 비바텍 쇼에서 메타 로고가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메타플랫폼스와 아마존, 알파벳은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질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이들 기업도 나스닥 상승률 6%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당초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 AI 적용 확대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효율화 노력이 호실적을 거둔 원동력 중 하나다. 세계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한 MS는 6% 올랐다.


메타는 지난달 25일 AI 투자 비용 증가 우려로 11% 급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메타가 AI 주도권 경쟁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용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최근 공개한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 성능과 호평을 고려하면 가시적인 AI 성과 창출이 임박했다는 판단에서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메타의 AI 강화 노력은 플랫폼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페이스북 게시물 중 약 30%,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콘텐츠의 50% 이상이 AI 추천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방식은 보다 관련성 높은 광고를 노출시켜 광고주의 가치 창출에 도움을 준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28%↓, 애플 10%↓… 중국, AI 발판으로 반등?
지난달 28일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 /AP=뉴시스.지난달 28일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 /AP=뉴시스.
테슬라는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전기차 업황 둔화, 전기차 보조금 폐기 우려, 샤오미의 전기차 출시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주가가 28% 빠졌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보다 8.5% 감소했는데, 분기별 인도량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건 2020년 2분기 이후 4년 만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29일 일론 머스크 CEO가 중국을 방문해 리창 총리와 회담한 사실이 알려지며 15% 넘게 폭등하며 190달러를 넘어섰다. 머스크 CEO와 리창 총리는 중국 내 완전자율주행 서비스 출시를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테슬라가 종가 기준으로 190달러를 돌파한 건 3월1일(202.64달러) 이후 2개월 만이다. 하지만 다음 날 6% 가까이 빠지며 180달러대로 다시 내려갔다.

애플 역시 중국 아이폰 판매량 감소, 전기차 프로젝트 포기, 비전프로 돌풍 종료 등 부정적인 이슈에 휘청였다. 올 들어 주가가 10% 내리며 세계 시총 1위를 MS에 내줬고, 엔비디아에 밀려 3위까지 떨어졌다가 2위를 회복했다.

이날 애플은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팀 쿡 CEO가 조만간 AI와 관련한 중대 발표를 예고하면서 장 마감 이후 6% 넘게 급등했다. 역대 최대인 1100억달러(15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점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서학개미들의 원픽은 여전히 테슬라
/삽화=임종철 기자. /사진=임종철/삽화=임종철 기자. /사진=임종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결제 규모가 가장 컸던 해외 종목은 테슬라였다. 55억달러를 매수하고, 44억달러를 매도해 순매수 11억2309만달러(1조5313억원)를 기록했다. 이어 엔비디아 7억1851만달러(9790억원), MS 3억7037만달러(5046억원) 등 순이었다.

전날 기준 보관금액이 가장 큰 종목도 테슬라다. 테슬라 109억2550만달러(14조8860억원), 엔비디아 81억7347만달러, 애플 42억7830만달러(5조8292억원), MS 33억8907만달러(4조6176억원) 등 순으로 보관 규모가 컸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는 여전히 현재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고 당장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실적에 대한 우려는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 완전자율주행과 옵티머스(휴머노이드 로봇)와 같은 AI 상용화에 대한 가치가 향후 더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엇갈린 미국 테크기업 주가… 엔비디아 달리고, 테슬라·애플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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