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ETF도 첫 등장…"테마형 ETF 시대 온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7.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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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ETF도 첫 등장…"테마형 ETF 시대 온다"


성장성이 큰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상장지수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혁신기술, 친환경, 유전공학 등 차세대를 이끌 주요 테마들이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증시를 뜨겁게 달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관련 ETF까지 등장하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테마형 ETF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증시에서 테마형 ETF로 향하는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모닝스타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테마형 ETF에는 388억달러(약 44조1200억원)가 유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8억달러) 대비 4.97배 증가했다. 현재 테마형 ETF는 총 191개로 집계됐고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1642억달러에 달한다. 개별 종목 발굴에 따른 어려움이 커지면서 성장성이 큰 테마 자체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인프라, 인터넷, 빅데이터, 전기차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 투자는 장기간 이어지는 사회적, 구조적 변화에 대한 투자"라며 "순환적인 흐름보다 구조적인 고성장이 예상되는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테마형 ETF를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익률도 뛰어나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수익률 상위 ETF에는 테마형 ETF가 주로 자리 잡았다.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UNG가 24.3%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2위 KGRN(중국 친환경) 18.1% △3위 ARKK(혁신기술) 16.7% △4위 GNOM(유전공학) 15.8% △5위 ARKG(유전공학) 13.1% 등이 이었다.

또 △TAN(친환경) △WCLD(클라우드) △FCG(천연가스) △PSCE(에너지) △KSTR(중국 혁신기술) 등도 12%가 넘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성장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상위 5개 종목 안에 기술혁신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아크인베스트먼트의 ETF가 2종목이나 속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서 '돈나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의 ARK ETF는 지난해 2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지만 올해 들어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다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낙폭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대표 ETF인 ARKK는 테슬라(전기차), 로쿠(비디오 스트리밍), 텔라닥헬스(원격진료), 줌 비디오(화상회의), 스퀘어(디지털결제)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 기업을 주로 담고 있다.

친환경 역시 대표적인 테마형 ETF로 꼽힌다.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후로 주목받던 친환경 ETF는 올해 원자재 가격 부담에 더해 경기 민감주 장세에서 소외되면서 최대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대표적인 친환경 ETF인 FAN(풍력), TAN(태양광), ICLN(친환경에너지)의 순유입액 합은 지난 1월 약 25억달러였지만 5월에는 채 5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TAN이 수익률 6위에 오르는 등 다시 한번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테마인 메타버스 관련 ETF(META)도 지난주 처음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대표종목인 로블록스가 지난달 '서학개미'의 순매수 금액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메타버스 ETF가 나오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META는 엔비디아, 로블록스,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TSMC 등 메타버스에 따른 이익 성장이 직간접적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구성됐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특정 IT 혁신기술 관련 종목이 아니라 메타버스를 주축으로 다양한 IT 혁신기술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테마형 ETF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5월 상장한 액티브 ETF 8개가 대부분 미래차, 신재생에너지, BBIG 등 특정 테마에 투자하고 있다.

강송철 연구원은 "지난 5월 국내에 상장한 8개 액티브 ETF는 상장 이후 한 달 동안 AUM(운용자산)이 1350억원 증가하면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며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가 전체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한 만큼 향후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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