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도 -2140억원 손실... 삼성重, 고유가에 드릴십 매각 속도내나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6.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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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사진=,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사진=,


국제 유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조선업계는 고유가 소식에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해양 설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인도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을 보유한 삼성중공업이 해당 선박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5일 미국 서부산 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74.05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확산하며 배럴당 1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76.18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월 평균 유가 55.68달러 대비 34% 급등했다.



해양 설비 손익분기점 넘었다...기대감↑
조선업계에 따르면 해저에 매장된 석유, 가스 등을 시추할 수 있는 해양 설비의 손익분기점은 50~60달러 수준이다. 원유 개발업체는 이 수준을 상회하는 유가가 보장될 때 해양설비를 발주하거나 용선 계약을 맺는 등 투자에 나설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 2월 이후 배럴당 60달러를 넘는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인 드릴십 5척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과 2014년 PDC와 1척, 시드릴과 2척 , 트랜스오션과 2척 드릴십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드릴십의 총 계약가는 29억9000만달러에 달하지만 선주사의 계약 취소로 10억 달러 수준의 선수금만 받은 채 5척은 재고로 남았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고유가 영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생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해양설비 발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건조가 끝난 드릴십 등 설비에 대한 용선 계약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지난 5월과 6월 부유식 원유 생산 설비를 수주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도 이번달 IR 자료를 통해 "매입조건부 용선계약 희망 선주 출현 등 드릴십에 대한 시장내 매입의사가 확대되고 있어 조기 매각으로 드릴십 불확실성 제거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적자 해소 가속화될까...'매각 가능성 열려있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이 매각되면 재고평가 손실 등 적자 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 드릴십 재고 평가손실로 2140억원을 기록했다. 보유 중인 드릴십 3척에 대한 매각 계약이 매수처의 계약금 미지급으로 연기되며 해당 설비의 재고 평가 금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해당 분기 영업손실 5068억원에서 평가 손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이른다.


보유 중인 드립십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Lay-up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4분기까지 드릴십 매각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해당 비용을 1년 추가해 인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드릴십이 매각되면 현금 유입은 물론 미래 발생할 비용도 절감돼 2023년 흑자전환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설비 시장의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며 "기존 매각 협상자와도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고 보유 중인 드릴십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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