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애란, 딸 예수정에게도 폐암 투병 숨겨…소풍 같았던 '전원일기' [RE:TV]

뉴스1 제공 2021.06.26 05:34
글자크기

'다큐플렉스' 25일 방송

MBC '다큐 플렉스' © 뉴스1MBC '다큐 플렉스' © 뉴스1


(서울=뉴스1) 박하나 기자 = 배우 예수정이 '전원일기'에 애정을 쏟았던 어머니, 배우 고(故) 정애란을 추억했다.

지난 25일 오후에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큐 플렉스'에서는 '전원일기 2021' 2부 '봄날은 간다' 편이 전파를 탔다.

1980년 10월 21일 방송을 시작으로 4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던 '전원일기'는 22년간의 방송으로 대한민국 TV 드라마 사상 최장수 작품으로 기록됐다. 다시 만나 추억을 회상하던 '전원일기' 속 주역들은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는 배우 정애란을 추억했다. 정애란은 '전원일기'의 가장 웃어른으로 김 회장(최불암 분)의 어머니로 열연했다.



이에 제작진은 정애란의 딸, 배우 예수정을 만났다. 예수정은 어머니 정애란에 대해 "배우로서는 잘 모르고, 저에게는 엄마. 솔직담백하셨고, 단단하셨다"라며 "일상의 생활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분. 연예인, 스타라는 부수적인 명칭에 상관없이 생활과 삶을 존중하는 분이셨다"고 부연했다.

예수정은 '전원일기' 촬영 날이 다가오면 이틀 전부터 시장에 들러 동료들과 함께 먹을 도시락을 준비하는 어머니 정애란을 떠올렸다. 예수정은 "이 나이 되니 이해된다. 후배들과 밥 먹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를. 소풍 가는 것처럼 행복해 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라며 '전원일기'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정애란을 추억했다.



정애란은 제작진, 동료들의 배려를 늘 부담스럽고 미안해했고, 이에 드라마에 누를 끼칠까, 폐암 투병을 숨긴 채 녹화를 했다. 딸 예수정에게도 소식을 알리지 않고 보호자 없이 홀로 병원에 입원해있기도 했다고. 당시 독일에 있던 예수정은 신문에서 정애란의 투병 소식을 접한 시어머니를 통해 정애란의 폐암 투병을 알게 됐다고 밝히며 울컥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애란은 방송 말미, 시야가 흐려져 사물을 분간하기 쉽지 않은 지경까지 왔었지만, 꿋꿋이 역할을 해냈고, "'전원일기' 끝날 때까지 자신의 삶이 버텨주는 것"이라는 자신의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정애란은 '전원일기'가 막을 내리던 해 공로상을 받았고, '전원일기' 종영 후 3년이 채 못 됐을 무렵 별세했다.

김 회장 부인 이은심 역의 김혜자는 "그때 우리 위에 연기자분들이 별로 없으셨다. 정애란 선생님 한 분 뿐. 누가 한다고 똑같지 않다. 정애란 배우여서 빛이 난 거였다"며 정애란을 떠올렸다. 일용 엄니 역의 김수미는 "지금도 정애란 선생님 생각이 난다. '이제는 네 밥을 못 먹겠구나' 하시고 2년 조금 지나서 돌아가셨다"라고 전했다.


정애란의 딸, 배우 예수정은 "배경이 가족이고 '전원일기'니까 우리 자식들이 못 해 드린 거 '전원일기' 식구들이 잘해주셔서 다행이다"며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바다에 뿌려달라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정애란은 바다 한가운데에 잠들었다. 이날 '전원일기' 김 회장 댁 세 며느리, 맏며느리 박은영 역의 고두심, 둘째 며느리 고순영 역의 박순천, 막내며느리 이남영 역의 조하나가 정애란이 잠든 바다를 찾아 정애란을 추억하며 먹먹함을 더했다.

한편, MBC '다큐 플렉스'는 다큐멘터리와 플렉스의 합성어로, 정통 다큐멘터리는 물론 강연, 아카이브, 시트콤, VR 등 다양한 팩추얼 장르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