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의 도살자' 믈라디치 종신형 확정…"진실 받아들일 때"

뉴스1 제공 2021.06.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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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의 도살자' 라트코 믈라디치. © 로이터=뉴스1'보스니아의 도살자' 라트코 믈라디치.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95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악의 참상인 스레브레니차 대학살과 관련해 라트코 믈라디치(78)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군 사령관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종신형이 확정됐다.

9일 AFP통신에 따르면 헤이그에 위치한 유엔 산하 구유고·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잔여업무기구(IRMCT)의 항소심 재판부는 믈라디치에 대해 스레브레니차에서 무슬림 남성과 소년 8000명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2017년에 내려진 종신형 판결과 여타 전쟁범죄 및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항소심을 기각했다.



다만 이번 기각으로 인해 믈라디치가 보스니아 전쟁 전체에 대한 폭넓은 집단학살 혐의에 대해서는 종전 그대로 무죄가 확정됐다.

프리스카 얌베 IRMCT 재판관은 법원이 그의 항소 전체를 기각하고 "무기징역형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선고가 내려진 순간 믈라디치는 잠시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보스니아의 도살자'로 불리는 믈라디치가 1992-1995년 보스니아 전쟁 동안 저지른 잔학한 살인 행위로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만든 '역사적인' 종신형 확정에 환영을 나타냈다.

세르게 브라마르츠 검사는 "믈라디치는 현대 역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전범"이라며 "진실을 받아들일 때가 왔다. 믈라디치를 여전히 영웅시하는 일부 지지자들은 그 진실을 부인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스레브레니카 대학살로 인해 남편과 아들을 잃은 한 여성인 무니라 수바시치 '스레브레니카 희생자 모임' 회장은 "오늘은 우리 어머니들뿐만 아니라 발칸반도, 유럽, 그리고 전 세계를 위한 역사적인 날이다"고 말했다. 다만 폭넓은 집단학살에 대함 무죄 확정 부분에 대해선 심경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믈라디치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및 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지도자 등 '보스니아 학살 3인방' 중 한명이다.

밀로셰비치는 2006년 감방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카라지치는 스레브레니차 대량학살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IRMCT의 이번 최종 판결에 대해 국제 정의가 실현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 역사적인 판결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또한 세계 어디에서든 미래에는 이 같은 잔학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 공동 결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믈라디치의 경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지 거의 30년 만에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는 국제 사법제도의 결의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믈라디치가 남은 형기를 보낼 국가는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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