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000TEU급 누리호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해상운임 폭등으로 10년만에 찾아온 해운업 호황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해상운임은 전년 대비 평균 3배 수준으로 올랐으며, 남미의 경우 7배 수준 인상됐다. 최대 수혜주로 부각된 국적사 'HMM(옛 현대상선)'은 올 1분기에 매출 2조4280억원, 영업이익 1조19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며 이를 고스란히 흡수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수치(9808억원)보다도 1000억원 가량이 많은 규모다. 주가도 지난해 저점 대비 20배가 오르며 '흠슬라(HMM+테슬라)'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그는 "금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8.27억 TEU(1TEU는 20피트 규격 컨테이너 1대)로 코로나19 이전 8.02억 TEU 수준 이상을 회복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해운 비수기가 사라져 일부 조정기를 거치더라도 하반기 성수기에 해상운임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공급 측면에서도 지난해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 물량은 운용가능 선대의 10.4%에 불과하고, 신조 물량이 투입되기까지 약 2년 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선박 공급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해상운임과 연동된 HMM의 실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운임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과거와 같은 침체기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HMM의 경우 주가와 이익 변동성이 가장 큰 선사라는 점은 양날의 검"이라고 지적했다.
HMM이 해운업 시황과 관계없이 초대형 선박 투자에 한층 더 고삐를 죄는 이유다. 초대형선은 단위당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어 보유 여부가 곧 선사의 경쟁력인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인수받은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은 아시아~유럽 노선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32항차 연속 만선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33항차에 99% 선적을 기록한 이후, 34항차부터 최근 40항차까지 또 다시 만선의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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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올 3월부터 두 번째 초대형 시리즈인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인도 받기 시작했다. 이 선박은 수에즈 운하는 물론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박이며 유럽과 지중해, 중동 등 전 세계 주요 항로에 모두 투입이 가능하다. HMM은 올해 컨테이너선 77척, 85만TEU의 선대를 갖추고, 내년까지 100만 TEU 규모의 선복량을 확보해 글로벌 6~7위 수준을 선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환경규제에도 적극 대응해 유가 변동 리스크도 최소화하고 있다"며 "운영 선대의 약 70%까지 스크러버(배기가스 세정장치) 설치를 완료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설치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