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낭비"…단양군의회, 양백산 정상 순환도로 예산 전액 삭감

뉴스1 제공 2021.05.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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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들인 멀쩡한 활공장 폐쇄 비난 불구 사업 강행하다 제동
군의회 "사업 추진하겠다는 목적 불투명…충분한 소명도 없어"

단양이 무리하게 강행하려한 양백산 정상 순환도로 개념도.© 뉴스1단양이 무리하게 강행하려한 양백산 정상 순환도로 개념도.© 뉴스1


(단양=뉴스1) 조영석 기자 = 충북 단양군이 멀쩡한 양백산 정상 활공장을 폐쇄하고 순환도로를 조성하려다가 군의회에 발목을 잡혔다(뉴스1 4월26일 보도 참조).

18일 단양군에 따르면 지난 14일 끝난 단양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양백산 정상 순환도로 조성사업비 2억원 전액이 삭감됐다.



패러글라이딩 성지로 알려진 단양읍 기촌리 양백산 활공장은 패러 동호인들의 비행 체험을 위해 1997년 35억여원을 들여 조성했다.

양백산 활공장은 진입로를 비롯해 주차장, 전망대 등이 조성돼 있어 해마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려는 많은 체험객이 즐겨 찾을뿐만 아니라 산 정상에서 단양읍 전경을 조망할 수 있어 관광명소로 인기다.



하지만, 양백산 정상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통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군은 지난해 활공장 주차장 확충 계획을 수립하고, 옹벽 공사 일부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진입로 문제가 해결되면서 올해 공사를 중단했다.

사유지였던 진입로를 군이 매입해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단양군은 진입로 공사 필요성이 없어짐에 따라 현재 진행한 옹벽 부분만 완료한 상태에서 기존 진입로를 사용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하고 이를 단양군의회에도 통보했었다.

그러면서도 양백산 정상 순환도로를 조성하기 위해 총예산 4억원 가운데 2억원을 추경에 신청했고, 군의회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단양군의회 장영갑 의장은 "단양군에서 양백산 순환도로 개설 필요성이 없어져 사업을 중단한다고 해 놓고 갑자기 입장을 바꿔 사업을 추진하려고 해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사업 목적이 뚜렷하지 않아 예결위에서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단양군의 실무부서에서도 "기존 진입로 사용에 문제가 있어 새로운 진입로 확보가 필요했지만,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굳이 공사를 계속할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양백산 정상의 활공장을 폐쇄하고, 그 자리에 주차장과 도로를 개설하려던 계획을 강행하면서 설계를 변경해 양백산 정상 순환도로 조성 방침을 세웠다.

단양군 관계자는 "앞으로 조성할 케이블카나 모노레일 조성사업을 위해 미리 기반 시설을 갖추기 위해 순환도로를 개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양백산 정상에는 3개의 패러글라이딩 업체가 토지를 매입해 영업하고 있으며, 새로운 업체가 사업을 추가로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군이 기존 패러글라이딩 업체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무리하게 순환도로 조성공사를 밀어붙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양백산 정상 순환도로 조성사업은 자연환경 파괴는 물론 좁은 터에 주차장과 도로를 개설함으로써 관광객이 아름다운 단양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단양군의회 이상훈 예결위원장은 "집행부 측의 사업 재개 필요성 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라며 "뚜럿한 사업 목적도 없이 예산 심의를 요구해 삭감 처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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