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아파트 갈등' 택배노조 총파업 '찬성 77%'…"시기는 미정"

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2021.05.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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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택배물류센터에 택배노동자들이 택배들을 차량에 싣고 있다. 2021.5.6. /사진=뉴스1  6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택배물류센터에 택배노동자들이 택배들을 차량에 싣고 있다. 2021.5.6. /사진=뉴스1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택배노조는 7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대의원 전체 재적인원 6404명 중 투표 인원은 5835명이며, 투표 결과 찬성 4078명, 반대 1151명, 무효 69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표율은 90.8%였고, 찬성률은 77%에 달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는 노동위원회 쟁의절차를 완료한 조합원 2000명만 참여한다.

택배노조는 파업 돌입 인원과 관련해 "현재 노동위원회 쟁의 절차를 완료한 조합원만 파업에 참여하고 이미 단체협약을 체결해 쟁의권이 없는 우체국 조합원이나 아직 조정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파업권이 확보되지 않은 조합원들은 파업에서 제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업 돌입 시기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가 정치권 등에서 일정하게 택배사들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말 불가피하게 결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판단해 위원장이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파업을 즉각 시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는 지난 1일 대의원회의에서 최종 투쟁 방향을 결정한 후 전날(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총파업 결의는 지난달 초 강동구 고덕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벌어진 '택배 갈등'이 계기가 됐다.

총 5000세대 규모인 해당 아파트는 주민 안전 등을 이유로 지난달 1일부터 택배차량의 단지 내 지상도로 진입을 막았다. 그런데 높이가 2.5~2.7m인 일반 택배차량이 입구 높이가 2.3m인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없어 논란이 됐다.

택배기사들은 단지 지상도로에서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거나,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려면 사비로 저탑 차량으로 바꿔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택배노조는 아파트가 일방적으로 진행한 조치와 요구 사항이라며 이 같은 행동을 '갑질'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아파트 측은 1년 전부터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 금지를 알리며 충분한 계도 기간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지난달 1일과 14일에는 이 아파트 후문 입구에 물품 1000여개가 쌓이는 '택배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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