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생일 케이크 예산 1만5000원인데…천원빵 지급, 남은 돈은?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04.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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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보자가 생일을 맞은 병사에게 제공되는 생일 특별식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며 공개한 사진./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한 제보자가 생일을 맞은 병사에게 제공되는 생일 특별식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며 공개한 사진./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대구 한 군부대에서 병사 1인당 예산 1만5000원이 책정된 생일 특별식(특식)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지난 25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최근 대구 제5군수지원사령부에서 '생일을 맞은 병사들에게 평소 제공하던 케이크 대신 1000원 짜리 빵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작은 빵 조각에 초를 꽂고 병사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모습이 담겼다. 이 빵은 국내 한 제과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치즈케익'(케이크)이라는 제품으로, 시중 가격은 1000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됐다.

제보자 A씨는 "매월 생일을 맞은 병사들을 대상으로 케이크를 지급했는데, 지난 3월에는 케이크 대신 PX(군대 매점)에서 파는 듯한 천원짜리 빵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 간부는 빵을 지급하면서 '케이크 줘도 남겨서 안준다'고 했다"며 "대대장 마음의 편지로 건의해봤지만 한 달이 지났음에도 어떤 대답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후 부대 내에서 논란이 일자 4월부터는 케이크가 다시 지급됐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3월 생일자는 이대로 묻히는 분위기"라며 "공론화를 통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고 병사들 대우가 개선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작 케이크 하나 못 먹은 게 억울한 게 아니라 국민 세금, 병사들에게 쓰여야 하는 예산 1만5000원이 마땅히 사용되지 않았음에도 묻고 넘어가려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너무 무성의하다. 애들 장난도 저러지는 않을 듯", "케이크 문제가 아니라 지급된 예산이 중간에 샜다는 게 화 난다", "저래놓고 사진 찍은 게 소름 끼친다"는 등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육군은 "해당 부대가 일시적으로 케이크 납품업체를 구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조만간 납품업체와 계약하면 3월에 케이크를 받지 못한 병사들에게도 이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올해부터 병사 생일 특식 비용을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해 적용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병사 처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육군 모 부대에서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휴가 복귀 후 격리에 들어간 병사들에게 '부실 급식'을 제공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부대에 확인한 결과 배식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앞으로 격리 인원 급식과 관련해 보다 더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격리 인원과 비격리 인원이 받는 급식 메뉴는 동일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격리 인원 차별'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후 공군 모 부대에서도 의심 증상 병사들을 난방이 안 되는 폐건물에 격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공군 관계자는 "격리 장병들이 불편함을 겪었던 건 사실이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기상상황과 고산지대에 자리한 부대 특성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4일 부대 내 격리시설과 도시락 등 급식현황을 점검한 뒤 "장병들의 생활여건 보장은 지휘관들이 책임져야 하는 가장 기본"이라며 지휘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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