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부자 美증시, 올해까진 좋다"···韓국부펀드 수장의 투자 조언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1.04.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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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친 최희남 KIC 사장 인터뷰

최희남 KIC 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KIC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최희남 KIC 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KIC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미국 증시는 올해까진 낙관적으로 봐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대체투자 자산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도 눈여겨 봐야합니다."

최희남 KIC(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최근 서울 중구 KIC 본사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해외투자 키워드로 미국과 포스트 코로나, ESG를 꼽았다.



코로나19(COVID-19) 이전엔 신흥국이 세계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백신 접종 등 코로나 방역에서의 격차 탓에 앞으론 선진국과 신흥국 간 성장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행정고시 29회 출신인 최희남 사장은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까지 지낸 국제금융 전문가다.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거쳐 2018년 3월 국부펀드 KIC 사장에 취임했다. 최근 3년 간의 임기를 마쳤지만 아직 후임자가 확정되지 않아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 사장은 "국부펀드는 나라의 부(국부)를 보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게 기본"이라는 철학 아래 KIC에 절대수익체계를 도입했다. 그동안 '벤치마크+α' 수익률을 목표삼았던 것과 달리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이상 수익률을 내야한다는 목표다. 체질개선 결과, 지난해 KIC의 수익률은 13.7%로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NBIM(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관리청)을 앞서기도 했다.

올해 해외투자 전략과 관련, 최 사장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회복 경로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속도와 방역 성과가 다른 탓에 지역마다 다른 경제회복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 사장은 "미국 증시는 백신접종에 따른 리오프닝(reopening·경제활동재개)과 고용회복 및 임금상승으로 인한 소비확대 등으로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 올해까진 긍정적으로 본다"며 "금리 인상 리스크가 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는 금리인상은 2023년 이후라고 예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역별로 성장회복 경로가 갈릴것으로 내다봤다"며 "분명한 건 (백신 접종이 빠른) 미국이 앞서가고 신흥국 시장은 다소 성장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신흥국이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했는데 방역 격차로 다시 선진국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이후 부동산 등에 대한 대체투자 흐름도 바뀌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통적인 해외 대체투자가 대규모·장기간 개발사업을 통해 수익을 회수했다면 최근의 대체투자는 곧바로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코어(핵심)자산 중심으로 옮겨왔다"고 최 사장은 설명했다. 경기 불확실성 시대에 해외부동산에도 유동성을 중심에 둔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 사장은 "코로나 이후 비대면 활동 증가와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물류창고와 데이터센터, 고속통신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며 "부동산에서도 임대료 등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나오는 투자처를 유망하게 본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 투자 키워드로 자리잡은 ESG에 대해선 "바꿀수 없는 추세"라고 잘라 말했다.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자산운용 등의 대규모 투자금이 ESG를 기업에 요구하고 있는 만큼 필수 고려 요소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최 사장은 "투자기관이 의사결정 시 ESG를 고려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기업은 내부에 ESG 전담조직을 만드는 등 노력으로 호응하고 있다"며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ESG를 강조한 기업 실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투자에도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G는 비재무적인 지표인만큼 국제적인 기준이 없고 기관마다 평가가 달라 ESG워싱(ESG 활동 부풀리는기) 등 진통도 있다"며 "투자기관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평가기준 등이 나오면 궁극적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희남 KIC 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KIC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최희남 KIC 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KIC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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