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파란' 김웅, "그냥 출마 아냐… 변화는 시대의 요구"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1.04.20 16:18
글자크기

[the300] 김웅 "여론조사의 의미는 변화 요구"… 시대의 흐름 타고 당 대표 출마한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뉴스1


"저에 대한 지지가 아니고 변화에 대한 지지다. 거기에 내 이름이 아니라 다른 초선의원 이름이 들어갔어도 똑같은 수치가 나왔을 것이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초선의원 이름을 언급하며 그 사람들이었다면 1~2%p(포인트) 더 나왔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초선의 바람이 날카롭다.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파란을 일으켰다. 중진의원에 유리한 당 대표 선거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3개 핵심공약으로 당심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우리 당 의원들 충격받은 것 같다", 파란 일으킨 김웅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치고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치고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11. [email protected]
"우리 당 의원들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우리 의원들도 당의 변화가 상당히 어렵지 않나 생각을 했다가 결과 나오는 걸 보고 놀라셨다. 어제 본회의장 갈 때마다 의원들이 엄청 놀라면서 이야기했다."



김 의원은 2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전날(19일) 머니투데이 여론조사 보도(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1위 주호영·2위 김웅 '이변'…민주당은)를 본 동료 의원들의 반응을 이렇게 전했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PNR에 의뢰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다음 인물들 중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1.3%가 김웅 의원을 뽑았다.

16.6%로 조사된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에 이어 오차범위 내지만 두번째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초선의원의 선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 70%와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당 대표 선거 특성상 당원 조직력이 약한 초선은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그러나 "제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우리 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국민의 바람"이라고 몸을 낮췄다.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민심이 여론조사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김 의원 선전은) 기존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사람에게 (국민이) 뭘 걸어 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론조사지만 김 의원이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중진의원들을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당 쇄신론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당 대표 경선에서 떨어져도 높은 지지도를 확보하면 쇄신의 원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까지 승리하려면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이 소장은 "개혁적 보수가 되지 않으면 이번에(4.7 보궐선거) 국민의힘에 표를 줬던 중도층 지대 사람들을 계속 품에 안고 갈 수가 없다"며 정책과 인적 쇄신을 강조했다.

곧 발표하는 3대 핵심 공약, 공천·부동산·청년 정치인 육성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등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26/뉴스1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등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26/뉴스1
김 의원은 3대 핵심공약으로 당심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며 다른 나라 보수 정당 사례를 공부했다고 한다.

"곧 발표할 것"이라며 자세히 알리진 않았지만 3대 핵심공약 키워드는 '공천 제도 혁신·부동산·청년 정치인 육성'이다. 세 번째 청년 정치인 육성은 영국 보수당에서 성공한 모델을 가져온다고 한다. 김 의원은 "청년을 정치인으로 성장시켜줄 수 있는 물적인 토대를 만들 것이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당이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기본적으로 가야 할 방향은 노동·복지·환경이라고 본다"며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을 내놓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김 의원은 두 가지를 꼽았다. 청년과 소수자를 배려하는 확고부동한 공천룰. 다른 하나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에는 엔지니어링 정신이 부족하다.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해답을 추론하고 구체적으로 삶을 바꾸는 엔지니어링 정신이 우리나라 정치에 있어야 한다"며 "그게 가능해지려면 당 내부 주도권이 바뀌어야 하고 그래서 수평적 리더십과 공천 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에 따르면 30명 갖고도 가능"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은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초선의원 모임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4.14/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은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초선의원 모임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4.14/뉴스1
초선에게 불리하다는 우려에도 김 의원은 승리를 자신했다. 자신감의 근원은 이미 불기 시작한 변화의 '바람'이라고 했다. 시대와 민심은 이제 국민의힘이 바뀌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COVID-19) 변수도 있다. 중진의원들은 지방 순회를 하며 당원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그러나 제4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면 선거운동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등 새로운 선거 운동 방법을 도입하면 불리한 조직력도 극복할 수도 있다.

김 의원은 "지금 어딜 나가 봐도 알겠지만 (시대가) 변화를 원한다. 거기에 거스르면 제가 30만 당원을 가져도 안 된다"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대로 하면 30명 가지고 시작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가 의미하는 게 무엇이냐? 변화다. 바꿔 달라는 요구"라며 "안 바뀌면 여의도 정치가 이제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냥 출마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 당 지역에 있는 여러 사람을 만나서 그분들 이야기를 듣고 분석을 했다"며 "오히려 우리 당원들이 상당히 변화에 적극적이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원들 앞에서 출마를 가장 먼저 알릴 예정이다. 14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당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지만 공식 출마 선언은 '당원들 앞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식 출마 선언 날짜는 전당대회 일정이 정해진 다음에 발표하는 게 맞다는 내부 의견으로 아직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미지수기성정치에 대한 실망의 반영"… 본선 경쟁력은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윤창현, 조명희, 김은혜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선의원 전체모임을 갖고 당 대표 출마 여부 등 당 진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21.4.14/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윤창현, 조명희, 김은혜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선의원 전체모임을 갖고 당 대표 출마 여부 등 당 진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21.4.14/뉴스1
날카로운 바람에서 돌풍이 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그외 인물'이 적합하다고 답한 응답은 10.2%였다. '없음&잘모름·무응답'도 35.1%에 달했다.

응답자 10명 중 3~4명은 부동층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가 30%만 반영되는 점도 김 의원에게 불리하다.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에도 차기 당 대표 선거가 여전히 안갯속인 이유이다. 여기에 김 의원의 선전이 국민의힘 내부 리더십 부재와 기성정치 실망의 반영이라 섣불리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박상철 경기대정치대학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선거 때마다 초선의원이 거의 50%는 나온다. (김 의원 선전은)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의 반영"이라며 "당내에서 압도적인 리더십을 갖춘 주자가 없는 것도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당심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부동층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달 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 전화조사 무선 100%'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율은 3.1%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2021년 3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부여(림 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