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길 잘 했네…테슬라 "매수" 의견 언제 늘었지? [서학keep]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4.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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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을 위해 해외증시 상장 기업, 특정 업종에 대한 킵(keep·저장)할 만한 정보를 드립니다.

 

서학개미가 많이 들고 있는 해외 주식들에 대한 월가의 긍정적 의견이 이번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초 고점대비 40% 가까이 주가가 주저앉았던 테슬라는 최근 들어 '매수' 투자의견이 증가 추세다. 고공행진했던 지난해에 비해 부진했던 주가가 다시 반등 모멘텀을 만들지 주목된다.

사진=AFP사진=AFP


주가 700달러대 회복…이번엔 다르다?
테슬라 주가는 이번주 700달러대를 되찾았다. 지난달 초 500달러대까지 급락한 뒤 약 한달 만이다. 지난 1월 26일 역대 고점(883.09달러)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나 이달 들어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반등세는 오는 26일 테슬라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온 반응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주가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실적이었는데, 이를 만회할 계기가 곧 만들어진다고 시장이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되짚어 보면 테슬라 주가 하락의 방아쇠가 된 건 1월 27일 나온 지난해 4분기 실적이었다. 테슬라 주가의 역대 고점이 실적 발표 전날이었다는 게 이를 보여준다. 당시 공개된 주당순이익은 80센트로 1달러 이상을 내다봤던 월가 전망을 밑돌았다. 이는 테슬라가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인지에 대한 오래된 의문을 키웠다. 여기에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 전반의 조정 국면이 겹쳤다.

반전 계기는 이달 나왔다. 지난 2일 발표된 1분기 차량 인도대수(18만4800대)다. 시장 전망 16만8000대(팩트셋 집계)를 크게 웃도는 동시에 지금까지 발표한 분기 인도대수 중 최대다. 반도체 등 핵심부품 부족, 기상이변, 공장 화재까지 일부러 악재를 쏟아부은 것처럼 사건이 많은 기간이었지만 생산·판매량이 기대를 넘었다는 점에서 시장이 안도했다. 게다가 테슬라는 중국에서의 수요가 좋았다고 밝히면서(테슬라는 구체적 지역별 판매대수는 공개하지 않는다) 시장에 긍정적 평가가 확산됐다.



버티길 잘 했네…테슬라 "매수" 의견 언제 늘었지? [서학keep]
1분기 인도 실적이 나온 뒤 월가 애널리스트 상당수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했다.

댄 레비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인도실적을 근거로 1분기 테슬라의 주당 순이익을 85센트로 월가 평균(73센트)보다 높게 잡았고, 목표 주가는 800달러로 제시했다. 테슬라에 호의적인 월가 대표 애널리스트인 웨드부시의 대니얼 이브스는 1분기 인도실적을 '패러다임 체인저'라고까지 평가했다. 그 역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목표주가를 950달러에서 1000달러로 높였다.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를 커버하는 월가 애널리스트 중 현재 40%가 테슬라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제시했다. S&P500 상장사 평균 매수 의견 비중 55%에는 못 미치지만 테슬라 기업가치가 월가의 대표적 논쟁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비중이 아니라고 배런스는 평가했다. 1년 전 테슬라 투자의견을 '매수'로 내놓은 애널리스트는 25%였다.


테슬라의 '다른 경쟁력'에 주목하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나온 또다른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금융서비스사 캐너코드의 조나단 도시하이머 애널리스트가 지난 12일 내놓은 평가다. 그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고, 목표주가는 419달러에서 1071달러로 한번에 무려 2.5배 이상 높였다. 이 투자의견은 같은 날 테슬라 주가가 지수보다 큰 폭(3.68%)으로 오르는 데 일조했다.

무엇보다 도시하이머 애널리스트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면서 다른 측면에 방점을 뒀다는 게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우선 그는 테슬라가 애플 같은 플랫폼 기업과 유사하다고 봤다. 애플은 스마트폰·컴퓨터 등 하드웨어를 팔면서 엔터테인먼트·클라우드 등을 구독 기반으로 판다. 테슬라 역시 전기차, 태양광 설비, 배터리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를 파는 동시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자율주행 업그레이드) 등을 판매하는 플랫폼 기업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에너리 스토리지' 부문이 테슬라에게 가장 큰 기회가 될 거라 봤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미래 로보택시 서비스 등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잠재력에 주목하지만 에너지 스토리지 부문은 당장 향후 수년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분야가 될 거란 전망이다. 그는 테슬라가 2025년까지 80억달러의 매출을 에너지 스토리지 사업으로 창출할 수 있을 거라 추산했다.

테슬라는 전기차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지난 2016년 태양광 에너지 업체 솔라시티를 인수하면서 에너지 스토리지 사업에도 수년간 투자해왔다. 가정용 배터리(파워월) 사업 외에 메가팩 배터리 시스템 등 대규모 에너지 스토리지 프로젝트에서도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최근 애플이 캘리포니아주에 짓는 태양광 에너지 저장 장치에도 테슬라의 메가팩 배터리가 쓰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표가격은 여전히 '극과 극'
추세의 변화는 있지만 테슬라에 대한 증권가의 의견은 제각각이다. CNN에 따르면 12개월 목표 주가를 제시한 32명의 월가 애널리스트의 의견은 최저 67달러부터 최고 1200달러까지 있다. 중간값은 755.5달러다. 또한 투자의견을 낸 36명 중에는 '매수' 13명, '비중확대' 1명이 있지만 '매도' 6명, '비중축소' 3명도 있다. '보유' 의견은 1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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