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IPO 줄대기, "MTS 먹통 막아라" 분주한 증권사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3.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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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자료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자료사진


올 하반기 대어급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KB증권 등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최근 발생한 SK바이오사이언스 거래 먹통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 19일 SK바이오사이언스 거래가 몰리면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이 대거 매매에 나서면서 시스템 과부하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 때도 한국투자증권 MTS 일부 접속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청약자들에게 증거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전산시스템상 문제가 발생해 과다 지급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굵직한 IPO가 예정돼 있는 KB증권은 청약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KB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은 카카오뱅크, 한화종합화학, 원스토어 등은 올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올 4분기 상장이 예정돼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몸값이 최대 100조원으로 추정되는 초대어급이다. 공모 규모만 10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장외주식 거래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 7만 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이 31조원을 넘는다.

KB증권은 현재 청약 프로세스를 원점에서 재정의하고 IPO 관련 시스템 전면 개편을 진행 중이다. 현재 MTS 동시 접속자수는 22만명 정도 인데 최소 100만명 수준까지 5배 가량 상향하기로 했다.


/사진제공=KB증권/사진제공=KB증권
KB증권은 올 3분기 이전까지 신규 고객용 제3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주전산기와 거래로그 저장시스템 등 관련 시스템을 증설할 예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각 채널별 증가가 예상되는 과부하를 효율적으로 분산하기 위해 프로세스 효율화와 인프라 증설, 인적 리소스 투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증권이 전산시스템 개선에 투자한 금액은 약 974억원으로 지난해 739억원 투자 금액보다 32%가량을 늘렸다. KB증권은 이미 올해 IDC증설에만 약 44억원, 전산 등 시스템 증설에 195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모바일매체 운영, 백오피스, 서버운영관리 등 서버와 모바일 관련 인력도 충원에 나섰다. KB증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등 대형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타사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하고 있다"며 "대형 IPO딜들의 경우 올해 최대 수준이 예상돼 타사보다 더 많은 고객이 접속해도 이상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때 지점 혼잡을 줄이고 고객 대기 등 불편 해소를 위해 디지털파트너를 투입할 예정이다. 디지털파트너는 영업점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증권 디지털 서비스를 안내하고 디지털 채널 이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종합화학, 카카오페이 등 IPO 공동주관사로 선정된 대신증권도 이달까지 전년대비 2배 동시 접속자수를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및 인프라 증설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전산시스템 투자, 운용에 연간 386억원을 투자했고 매년 300~400억원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하반기 대형 IPO 계획에 따라 공모주 청약과 상장일에 많은 고객 유입이 예상돼 추가 시스템과 인프라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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