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반 고민한 국민 10명중 6명 "핵연료 처분시설 한데 모으자"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1.03.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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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권고안 발표…특별법 제정·독립행정기관 신설

독일 니더작센주 고어레벤에 위치한 중앙집중식 방사성폐기물 중간저장시설 전경.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모두 저장 중이다./사진=유영호 기자 yhryu@ /사진=유영호독일 니더작센주 고어레벤에 위치한 중앙집중식 방사성폐기물 중간저장시설 전경.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모두 저장 중이다./사진=유영호 기자 yhryu@ /사진=유영호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21개월에 걸쳐 논의한 결과 집중형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이 같은 부지에 세워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논의에는 전문가 외에도 10주간 집중학습을 거친 일반시민 596명이 참여했다. 시민참여단 10명중 6명은 '집중형 중간저장·영구처분' 시나리오가 가장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18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원회)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가 제2차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동일부지에 영구처분시설과 중간저장시설을 모두 확보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는 정책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재검토위원회는 1978년 고리원전 1호기 가동 이후 쌓이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19년 5월 출범했다. 2016년 7월 수립된 제1차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보완하고 시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재검토위원회는 전문가 33명과 10주간 집중학습을 받은 시민참여단 596명(전국 451명, 지역 145명), 일반국민 3000명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권고안을 만들었다. 약 11개월간 8대 분야 의제를 선정했고 이후 10개월간 본격적인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의견수렴 결과 시민참여단 63.6%가 '집중형 중간저장·영구처분' 방식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집중형 중간저장시설이란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시설을 한 곳에 모아두는 것을 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위험 등을 우려해 여러곳에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했으나, 시민참여단 10명중 6명은 집중형을 선호했다. 영구처분시설 또한 중간저장시설과 같은 부지에 건설해야 한다고 봤다.

재검토위원회는 집중형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하되, 중간저장시설 별도확보 관련 의견이 있었다는 점 또한 정책에 고려해달라고 권고했다.

시민참여단 87.9%는 영구처분시설이 필요하다고 봤다. 중간저장시설은 75.4%가 필요성을 인정했다. 두 시설을 동일부지에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82.5%가 찬성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영구처분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68.3%를 차지했다.


중간저장·영구처분시설 부지선정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적 적합성과 사회문화적 요소가 모두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민참여단 80.1%가 부지적합성에 대한 과학적 평가 후 유치지역 주민의 과반이상 동의를 얻어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재검토위원회는 권고안이 체계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관한 특별법(가칭) 제정을 권고했다. 부지선정과 유치지역 지원방안 등을 법제화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자는 취지다. 또 관리정책을 독립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행정위원회 신설을 주문했다.

김소영 위원장은 "10주간 집중학습과 토론이 결합된 시민참여형 조사를 사용해 충분히 숙고된 국민의견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위원회의 주관적 평가는 최대한 자제하고 국민적 인식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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