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네이버, 지분 교환 '혈맹' 맺나…협력 방안 논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1.03.0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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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네이버, 지분 교환 '혈맹' 맺나…협력 방안 논의


이마트와 네이버가 지분 교환을 포함한 제휴를 추진한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와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 네이버가 머리를 맞댔다.

9일 유통업계와 IT업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와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등 유통부문에서의 제휴, 협력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네이버와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증권가 등에서는 이마트와 네이버가 지분을 교환한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양사의 협력은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만남 이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네이버 밋업' 행사를 통해 최근 두 수장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같은 유통 영역에 대한 부분에 대한 고민과 어떤 부분이 (협력) 가능할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상장을 통해 조단위의 자금을 조달해 유통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것도 양 측의 협력 움직임을 가속화시켰다는 평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양 측의 제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이 20조원을 넘어서며 오프라인 유통 강자임을 입증한 이마트와 쿠팡과 함께 온라인 쇼핑 시장을 이끌고 있는 네이버인만큼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는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상품과 오프라인 물류망을 활용하고 신세계는 네이버 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채널 확장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네이버는 강력한 사용자, 즉 소비자 기반을 강점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다양한 제품군 확보와 물류망 경쟁력은 기존 유통업체에 비해 약하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신선식품 배송, 빠른 배송 등이 경쟁력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의 제품 소싱 능력 등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140여곳에 달하는 이마트 지점과 20여곳의 트레이더스 지점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단숨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얻는 효과가 있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전사적으로 온라인-오프라인 통합에 나서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 부족하다는 게 네이버에 손을 내민 이유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쓱닷컴을 출범하고 그룹 통합 온라인 몰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37% 성장하며 거래액 3조9236억원을 기록했지만 e커머스 업계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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