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강국 덴마크는 왜 인공섬에 38조원을 쏟아부을까[에세이]

머니투데이 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 2021.03.10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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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②] 덴마크 인공 에너지섬 프로젝트

편집자주 바야흐로 '에너지 혁명'의 시대다. 기후변화의 위기에 직면한 세계는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 에너지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글로벌 신재생 리포트-에너지 혁명 세계는 이순간(에세이)'은 세계 각국의 최신 신재생에너지 동향과 시사점을 짚어봄으로써 국내 에너지정책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풍력강국 덴마크는 왜 인공섬에 38조원을 쏟아부을까[에세이]


덴마크 해안에서 약 80km 떨어진 북해 해상에 2030년 까지 인공 에너지 섬이 만들어진다. 인근 북해에 건설예정인 최대 10GW규모의 해상풍력단지로부터 생산된 전력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에너지 섬은 1단계로 5GW(기가와트) 해상풍력단지가 생산한 전력을 수용한다.

이뿐 아니라 초고압 송변전 설비도 섬에 건설해 '덴마크와 네덜란드, 영국 등 북해 주변국가와 송전망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큰 계획이다. 말 그대로 주변 국가들 사이에 에너지 허브(Energy Hub)의 역할을 하게 된다. 알려진 투자규모만 2100억 크로네(약 38조원)에 달한다. 덴마크 역사 상 가장 큰 프로젝트다.



2033년 완공 예정인 덴마크 인공 에너지 섬 모형. 덴마크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2033년 완공 예정인 덴마크 인공 에너지 섬 모형. 덴마크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
덴마크는 왜 이렇듯 큰돈을 들여 에너지 섬을 왜 만들려는 것인가. 덴마크는 이미 전력의 45%를 풍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다른 에너지원의 전기화(Electrification)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생에너지 공급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가장 유망한 방법으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선택한 것이다.

왜 하필 해상풍력인가. 바다는 육지에 비해 바람 자원이 풍부해 대형 풍력발전기 설치 가능하다. 때문에 효율이 높고 대규모 개발도 가능해 경제성을 키울 수 있다. 인공섬은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인 전력계통 연계 및 통합 운영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대규모 선제적 투자를 통해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 개발을 가능케 하는 동시에 국가간 계통 연계를 통해 풍력발전 전력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전력 융통을 할 수 있게 돼 전력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P2G(Power to Gas, 전기분해 수소생산) 등 잉여 전력에 대한 에너지 저장 기술의 실증 연구 등 다양한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는 덴마크의 풍력 산업 리더십을 한층 견고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덴마크의 인공섬 프로젝트는 '훨씬 더 높은,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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