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정신·법치 시스템 파괴"…마지막까지 거침없던 윤석열의 발언들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1.03.0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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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뉴스1(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뉴스1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전격 사퇴를 표명했다.



사퇴의 원인이 된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추진에 대해서는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도 했다.

윤 총장의 발언이 주목 받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총장 재임 시절 뿐만 아니라 수사검사 시절에도 이른바 '작심발언'을 수차례 쏟아냈다.



국감서 수사 외압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권 초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이끌었다. 당시 수사 방향에 이견이 있던 지휘부에게 보고 및 결재를 받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영장을 청구·집행하는 등 ‘항명 논란’으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에 국정감사에서 수사 지휘 및 감독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 총장은 황교안 법무부장관 및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위법을 지시할 때 따르면 안 된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해 이목을 끌었다. 이후 윤 총장은 여주지청장에서 대구고검·대전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조국 전 장관 수사에는 "나는 검찰주의자 아닌 헌법주의자"
2019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의혹 수사와 관련, 중립성을 강조하며 "나는 검찰주의자가 아닌 헌법주의자"라고 발언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일각에서 '조 전 장관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인다'는 지적이 나오자 헌법정신에 따른 공정성과 균형성에 입각해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도 "검찰에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은 법집행 권한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실천할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추미애 전 장관 수사지휘권에 "총장은 장관 부하 아냐"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법무부와 갈등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에는 국정감사 내내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윤 총장은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대해 "근거와 목적 등에서 위법하다"며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여당 의원들이 ‘부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저는 평소에 부하라는 말을 쓰지 않지만 (추 전 장관이) '내 명을 거역한다'는 등 이렇게 말하니까 그건 부하한테 하는 얘기"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퇴 전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지금 추진되는 (수사청) 입법은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며,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직(職)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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