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개입' 안 먹히는 美 금리, 어디까지 오를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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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 진단 ①] 미 국채 금리 전망

금리 이미지 / 사진제공=게티금리 이미지 / 사진제공=게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됐다지만 예상보다 빠른 장기 금리 상승 속도는 시장 참가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도 미국 금리만 주목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9.8베이시스포인트(bp) 내린 1.427%를 기록, 1.5% 아래로 내려갔다. 그 전날 15bp 오른 1.532%에 마감해 시장을 놀라게 했던 것이 다소 진정됐지만,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태여서 안심하긴 이르다. 5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26일 0.73%로 떨어져 전날(0.827%)보다 내려갔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상·하원에서 두 차례 구두 개입을 했지만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액션' 없이는 금리 상승 기조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4%를 넘어갔으니 일단 1.7~1.8%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며 "파월 의장의 구두 개입이 전혀 먹히지 않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시장이 진정되겠지만 미 국채 5년물까지 금리가 올라가 정책을 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연준은 유동성을 늘리지 않고 국채 시장에 개입하는 방법 중 하나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국채를 사고 단기국채를 팔아 장기 금리 인하를 유도)'를 쓰는데, 5년물 국채 금리도 올라 쉽사리 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26일 코스피 지수가 2.8% 떨어지는 것을 비롯헤 일본니케이(-3.99%), 홍콩H지수(-4.01%) 등 아시아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은 것이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윤 센터장은 "지금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은 경기 회복 기대감도 있지만 국채 발행이 너무 늘어난 탓이 크다"며 "특별한 조치를 하지 못한다면 당분간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고 4월 기업 실적이 압도적으로 좋아야만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7% 수준이 중요 레벨이 될 것"이라며 "미국 재무부가 부채에 대해 지출해야 하는 평균 금리 수준이 1.7%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2013년과 2018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 수준을 상회했을 때 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을 겪었다. 그는 "3월 17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장기채권 매입 비중 확대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레벨도 1.7%일 것"이라며 "주가 반등의 키는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 3월 FOMC"라고 짚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제공=삼성증권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제공=삼성증권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 연준의 구두 개입이 먹히지 않는 만큼 3월 FOMC에서 특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봤다.

오 센터장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 금리가 우상향하는 것이 당연하데 발작식으로 너무 빨리 올라 문제"라며 "3월 FOMC에서 장기채 매수 등의 조치를 내놓아야 시장이 진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매월 1200억달러 규모(국채 800억달러+MBS 400억달러) 채권 매입액 중 국채는 단기채 대신 장기채를 집중 매입하거나, MBS(모기지채권) 대신 국채를 사는 등의 조치를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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