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점' 잃은 신세계, '신도심'서 화려한 복귀 노린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2.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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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0만명 수도권 인천, 송도·청라 등 신도심에 인구·구매력 집중

'인천점' 잃은 신세계, '신도심'서 화려한 복귀 노린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잃고 인천 유통시장 주도권을 롯데에 넘겨준 신세계가 화려한 복귀를 노린다. 인천 연고지의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인수를 계기로 인천 신도심의 백화점 출점을 가속화, '인천=신세계'라는 공식을 만들고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송도와 청라 등 인천 신도심을 중심으로 인천상권 복귀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두 지역 모두에, 혹은 두 지역 중 한 곳에 백화점을 출점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포석이다.



신세계는 최근 송도 부지에 대해 백화점 출점 관련 컨설팅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2015년 송도신도시 내 인천대입구역 근처 부지 5만9600㎡을 매입했지만, 현재까지 유휴부지로 남아있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송도 유휴부지에 백화점 입점시 사업성 등을 검토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청라에서도 백화점 출점이 전망된다. 신세계는 계열사이자 종합 부동산 기업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청라에 '스타필드 청라'를 건립 중이다. 지난해 7월 착공했는데, 연면적 50만4512㎡ 규모로 역대 스타필드 중 최대 크기로 건립될 예정이다.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등과 함께 백화점도 입점하는 것으로 계획돼있다.
'인천점' 잃은 신세계, '신도심'서 화려한 복귀 노린다
신세계가 인천 내 백화점 출점에 특히 신경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라이벌인 롯데가 현재 인천에서 다수의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며 인천 유통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분야에서 앞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은 롯데백화점 전국 매장 중 면적과 매출 측면에서 모두 상위 5위 안에 드는 우수 점포다.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현장경영 장소로 택했을 정도다.



특히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빅3'사가 인천에서 운영하는 백화점 점포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단 1개다. 인천의 백화점 구매 수요가 롯데로 모두 쏠리고 있는 만큼 인천 유통시장 재탈환을 위해선 백화점 출점이 필수적이다. 인천은 수도권 지역으로 인구가 300만명에 달하고, 송도 국제도시 등을 중심으로 구매력이 높고, 유통업체가 포화상태인 서울, 경기와 달리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다. 신세계가 '인천 유통가 맹주'로서의 지위를 재탈환하고자하는 이유다.
'인천점' 잃은 신세계, '신도심'서 화려한 복귀 노린다
이 때문에 신세계가 인천 내 전폭적 사업확장을 위해 송도와 청라 모두에 백화점을 출점하는 강수를 둘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송도와 청라는 인천 신도심으로, 이곳에 구매력과 인구가 집중돼 있지만 이들이 쇼핑할 백화점은 없는 상태다.

청라 거주자들은 주로 '모다아울렛 인천점'에서, 송도 거주자들은 주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에서 쇼핑한다. 송도 거주자들은 백화점 쇼핑시 그나마 제일 가까운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까지 나가는 게 보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 역량을 집중 투하하며 '구도심'에서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인데, 신세계가 '신도심'을 공략하며 인천내 사업 확장을 모색하면 인천 유통시장 주도권 판도가 다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의 인천터미널점은 당초 신세계가 운영하던 점포였다. 신세계는 1997년 20년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영업을 시작했는데, 롯데가 2012년 9월 인천시로부터 7만7815㎡ 규모의 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9000억원에 매입하면서 신세계는 2018년 인천점에서 철수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터미널 매각 직전 연매출 9000억원 수준으로,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이어 매출 3위를 기록하는 주요 매장이었고, 당시 신세계는 '인천 유통가 맹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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