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텍, 마찰전기 출력 극대화하는 원천기술 공동 개발

대학경제 권현수 기자 2021.02.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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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옷을 입거나 물건을 만질 때 생기는 정전기의 원리를 활용하면, 외부 전원 없이 LED 전구에 불을 밝힐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로 불리는 별도의 에너지 변환장치가 필요하다.

이 장치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접촉 표면에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는 사물의 진동이나 인간의 움직임 등에서 발생하고 버려지는 에너지를 사용 가능한 전기 에너지로 만드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에 속하는 기술이다. 열이나 압력을 전기화하는 방식보다 전압 출력이 수백 배 높다는 장점 덕분에 지난 2012년 학계에 처음 공개된 이후 후속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은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성균관대와 함께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의 전극 구조를 마이크로톱니(Micro-serrated) 형태로 만들고, 그 전극의 방전 특성을 이용해 마찰전기의 출력을 극대화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개발된 기술은 기존 연구에서 수행하지 않았던 '전극 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춰 세계 최고 수준의 5000V 이상 고전압을 구현해냈다. 이는 2000V 수준에 머물렀던 유사 연구들보다 2~3배 이상 뛰어난 출력이다.



또한 그 과정을 이론적으로 규명한 논문이 지난해 11월 에너지 분야 상위 3%에 해당하는 유명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Impact Factor : 25.245)'에 게재됐다.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의 출력을 극대화한 '증폭 장치' 시제품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의 출력을 극대화한 '증폭 장치' 시제품


생기원 정밀기계공정제어연구그룹 조한철 박사와 한국기술교육대 박진형 교수, 성균관대 김상우 교수, 김지혜 박사 공동 연구팀은 알루미늄판을 기계 가공할 때 생기는 부산물인 '알루미늄 울(wool)'의 재활용을 고민하다 이번 아이디어를 얻었다.
알루미늄 울의 가장자리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톱날 형태가 연속된 구조로 돼 그 부근에 전극이 접근하면 마치 피뢰침이 번개를 맞는 것처럼 스파크 방전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유한요소 해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극 형태가 뾰족할수록 스파크 방전이 쉽게 이뤄지며 출력 또한 극대화되는 것을 검증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어떠한 형태의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에서도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 형태의 전극을 만들고 스파크 방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도록 하는 증폭 장치를 독자적으로 제작했다. 이 증폭장치는 증폭 전보다 약 25배 이상의 전압 출력과 120배 이상의 전류 상승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사실을 5000V 수준의 고전압 상태를 가시화하는 '크룩스관(Crookes tube)'의 형광체 발광 실험과 진공상태에서 플라즈마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현상을 통해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조한철 박사는 "마찰대전 나노발전기는 고전압 저전류라는 특성상 감전으로부터 안전하고 자가충전할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활용 가능한 미래기술"이라며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운동에너지로 어두운 골목길, 등산로의 전구를 밝히는 것부터 고전압을 활용해 공기 중 바이러스·세균을 플라즈마로 제거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실생활에서 국민 편의와 안전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ㅇ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 기초연구 및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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