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믿는다' 대한항공 유증 '8000억' 확대…자본확충 부담 덜어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1.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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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발행주식총수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발행주식총수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대한항공 (20,950원 ▼100 -0.48%)이 아시나아항공 인수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계획한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보다 8000억원 확대키로 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 등에 따른 항공 수요 회복과 통합 항공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 등이 주가를 밀어올리면서다.

22일 대한항공은 다음달 실시할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2조5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늘린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발행 신주 규모는 1억7361만주로 기존과 동일하다.



유상증자 규모 확대는 주가 상승에 따른 예상 신주발행가액이 오르면서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대한항공 주가는 3만3050원을 기록했으며 이날 역시 전일대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공식 발표했던 지난해 11월 16일 주가인 2만6950원에서 20%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초 주당 1만4400원이었던 신주예정 발행가는 4700원 오른 1만9100원으로 상향됐다. 최종 발행가는 오는 26일 결정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주가는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코로나 백신 개발로 바닥을 쳤던 항공수요가 올해 다시 살아날 것이란 관측 역시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2조5000억원 중 1조5000억원을 아시아나 인수 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1조원을 채무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이번 유증 규모 확대로 늘어난 자금 8000억원 역시 채무 상환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본확충에 대한 대한항공의 부담감도 한층 줄게 됐다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금융지원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올해말까지 2조원의 자본확충을 완료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지난해 알짜 사업부로 알려진 기내식 및 항공정비(MRO)사업부를 1조원에 매각했다. 이와 함께 작년 초부터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공원화 강행 및 일방적인 매각대금 협의 무산으로 자본확충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 규모 확대로 대한항공의 자본확충 부담도 다소 줄어든 셈"이라며 "남은 자산매각도 정상대로 진행된다면 아시아나통합시까지 코로나 상황을 버틸 충분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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