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태국)=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9.11.04. [email protected]
정 후보자는 1946년생이다. 서울고,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외무고시 5회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주제네바국제연합사무처 특명전권대사, 제17대 국회의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2개월 동안 활약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끌었다. 2018년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서훈 현 국가안보실장,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현 국회의원 등과 함께 협상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서 실장이 대북접촉을, 윤 의원이 문 대통령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 일을 했고, 정 후보자는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전체적인 협상판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정 후보자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외교정책이 결실을 맺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과의 소통 강화 역시 정 후보자의 인선 사유로 꼽힌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전날 외교수장에 정 후보자가 지명된 게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바이든 행정부와 접촉해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설득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임기 마지막해를 맞아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북미협상 재개에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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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자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남북미 핵협상의 포문을 열었던 경험이 있다. 그는 2018년 3월 대북특사로 평양을 다녀온 후 곧바로 미국 워싱턴D.C.로 날아가 김정은 총비서의 비핵화 의지를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의 추진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정 후보자가 직접 백악관 앞에서 현지 언론에 이 사실을 브리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역할을 다시 한 번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적잖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 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일본·러시아·EU 등 주요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