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발생 효율 92%…제조 공정 단순한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01.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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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활용한 충·방전 에너지 사이클 모식도/사진=UNIST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활용한 충·방전 에너지 사이클 모식도/사진=UNIST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동시에 수소와 전기를 쉽고 빠르게 생산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김건태 교수 연구팀이 기존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멤브레인(분리막) 프리(Membrane-free)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극 분리막이 없어 제조 공정이 간단할 뿐만 아니라 한 종류의 전해질만으로 지속적인 동작이 가능하다.

김 교수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은 이산화탄소가 녹아 산성화된 물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화학 반응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전기로 바꾸는 시스템이다.



이번에 개발한 멤브레인 프리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배터리는 수소 발생 효율이 92%로 높을 뿐만 아니라 충전 반응에서 생성되는 산소와 염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김정원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제1저자)은 “수계-금속 이산화탄소 시스템은 ‘금속-이산화탄소 전지’와 달리 반응 생성물이 기체와 이온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구동 가능한 효율적인 CCUS(이산화탄소 활용·저장기술)”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멤프레인 프리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배터리는 음극(마그네슘 금속)과 수계 전해질, 양극(촉매)만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소차 연료전지와 유사한 구조다. 하지만 연료전지와 달리 촉매가 물속(수계 전해질)에 담겨져 있으며 음극과 도선으로 연결돼 있다. 물에 이산화탄소를 불어넣으면 전체 반응이 시작돼 이산화탄소는 사라지고 전기와 수소가 만들어진다.

이번 연구는 동국대 기계시스템공학 전동협 교수와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교 리밍 다이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전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멤브레인 프리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배터리의 성능 저하 원인을 정밀하게 찾아 낼 수 있었다”며 “문제점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지금보다 향상된 이산화탄소 활용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건태 교수는 “제조 과정은 단순화하면서도 이산화탄소 활용도를 더 높인 멤브레인 프리 기술로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이산화탄소 활용 시스템 개발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파생 연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에너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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