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본부 / 사진제공=한수원
국무총리 소속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원 민간전문가로 ‘월성원전 부지내 삼중수소 조사단’을 구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조사단은 관련 학회로부터 추천받은 인사로 구성한다. 조사단장은 원자력과 무관한 대한지질학회 추천을 받은 인사로 위촉할 계획이다. 원안위는 조사단이 운영방식과 조사범위, 활동계획 등을 모두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할 계획이다.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 의견도 수렴해 반영하고 활동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삼중수소 유출…노후원전 안전성·감사원 정조준한 與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15/뉴스1
이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배출관리기준 4만Bq의 17.8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를 근거로 탈핵단체에서는 월성원전 구역 내 지하수가 방사능으로 오염됐고 주변 지역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중수소 관련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탄소중립특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20~30년 동안 가동해온 노후원전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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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도 국회 차원의 전면 대응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월성 원전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 조작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린 감사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며 "은폐에 원전 마피아와의 결탁이 있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12일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가 삼중수소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수원은 삼중수소의 잠재적 위험성을 감안할 때 유출 원인부터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삼중수소 배출 경로와 무관한 지하수 등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했다.
한수원 "삼중수소 유출 없었다"…전문가 "멸치 1g, 바나나 6개 수준 피폭"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1일 경주 한수원 본사에서 열린 '원전 유지보수 협력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수원이 2018년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조사한 월성원전 주민 체내 삼중수소 최대농도는 16.3Bq(베크렐)/리터다. 이 최대농도가 1년간 계속 체내에 유지될 경우 0.00034mSv(밀리시버트)의 유효선량을 받는 것과 같다. 이는 일반인의 법적 선량 한도 1mSv 대비 약 1만분의 4(0.034%)에 해당한다. 바나나 3.4개를 먹었을 때 노출되는 것과 같다.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1차 500여명, 2차 900명이 좀 넘게 조사를 했는데 최고로 많이 삼중수소가 검출된 사람이 1년에 바나나 6개 먹은 수준"이라며 "멸치 1g 정도 먹은 피폭량인데 연간 자연방사능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현재 검출량의 100배가 나와도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지금 (민주당이) 이야기 하는 건 무의미한 수준에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중수소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란 민주당 주장도 일축했다. 정 교수는 "산소 또는 질소가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에 맞으면 깨지는데 조각 중 하나가 삼중수소"라며 "하늘 위에 떠다니다가 비 또는 눈으로 내리는데 그 양이 전세계에 연간 250g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