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불안심리 확산으로 지난해 중저가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난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이 신축 고가 아파트 단지로 옮겨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초 입주 예정 신축 대단지 입주권 고공행진…높은 프리미엄에도 입주 문의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 입주권이 최근 20억원에 매매됐다. 이 거래는 조만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재될 것이란 게 주변 공인중개소들의 설명이다.
이곳은 염리3구역 재개발 단지로 2018년 3월 3.3㎡당 평균 2600만원에 일반분양했다. 당시 전용 84㎡ 공급가격은 8억5000만원~10억원 선이었다. 조합원 분양가는 이보다 10%~15%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입주권 가격엔 약 11억원대 웃돈이 붙은 셈이다.

올해 2월 입주 예정인 '고덕자이' 전용 74㎡(17층) 입주권은 지난해 11월 초 14억4800만원에 손바뀜했다. 최근 같은 평형 입주권 시세는 15억원이 넘었고, 수요가 많은 전용 84㎡ 입주권 시세는 16억~16억5000만원 수준이라는 게 주변 공인중개소의 설명이다.
이 단지는 고덕주공6단지를 재건축해 2018년 6월 3.3㎡당 평균 2445만원에 공급됐다. 전용 74㎡는 7억8000만~7억9000만원, 전용 84㎡는 8억4000만~8억7000만원 선에 공급됐다. 최근 시세를 고려하면 약 8억원의 웃돈이 붙은 것이다.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등 지난해 말 입주를 마무리한 신축 대단지도 최초 분양가 대비 6억~7억원 오른 가격에 매매 시세가 형성돼 있다.
'대단지 입주=가격하락' 공식 깨진 서울 아파트 시장…당분간 매도자 우위시장 지속될 듯보통 한 지역에 단기간 대단지 입주가 집중되면 전세는 물론 매매시세도 하방 압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선 이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로 강동구는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1만2000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 중인데도 전세, 매매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와 높아진 청약문턱에,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정책 부작용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내집마련 수요가 많은 30~40대는 청약 가점이 낮아 시내 신축 단지 분양을 받기 어렵고, 분양권 거래가 금지돼 새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입주권 뿐인데 이마저도 양도세 감면을 위한 보유기간을 고려하면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없는 구조여서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된 시장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내 공급부족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는 정책 전환이 없다면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도 "기본적으로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현상"이라며 "가격이 단기간 급등했고 정부 추가 정책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지만 당분간 서울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전년대비 급감할 전망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앱 아실(asil)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예정 물량은 1만9343가구로 지난해(3만9320가구)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