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 수준을 보이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관광객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전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19㎍/㎥(세제곱미터당 마이크로그램)으로 관측 이래 최저였다고 4일 밝혔다. 전국 472개 국가대기오염측정망 관측값을 분석한 결과다.
2019년 대비 20일 줄어든 지난해 초미세먼지 나쁨(36㎍/㎥ 이상) 일수(27일) 역시 역대 가장 적었다. 2019년 6일이었던 매우 나쁨(76㎍/㎥ 이상) 일수는 지난해 단 하루도 없었다. 좋음(15㎍/㎥ 이하) 일수는 2019년과 비교해 39일 증가한 154일이었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11일 오후 용산구 소월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7개 시·도별로는 지난해 충북(7㎍/㎥), 세종·전북(6㎍/㎥)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년 전과 비교해 가장 많이 줄었다. 대구(2㎍/㎥), 울산·경북·경남·제주(3㎍/㎥)는 개선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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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진 이유로 4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계절관리제 시행 등 정책 효과를 꼽았다. 정부는 1차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수도권 등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등을 실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 등 국외 요인이 아닌 국내 요인에 좌우되는 5~9월 초미세먼지 농도가 꾸준히 감소한 게 정책 효과를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감소 요인…정책·중국·코로나·기상
(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울톨게이트에 추석 명절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정상 수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통행료 정상 수납은 코로나 확산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를 추석 특별 방역 기간으로 설정하고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2020.9.28/뉴스1
코로나19의 역설도 한몫했다. 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가라앉고 교통량도 줄면서 미세먼지가 감소했다. 지난해 1~9월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전년보다 3.8% 떨어졌다. 지난해 1~10월 선박 입출항수, 1~11월 항공 운항편수는 각각 7.6%, 43.7% 줄었다.
마지막으로 기상 역시 초미세먼지 감소에 기여했다. 지난해 연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1588.3㎜로 1년 전 대비 34.1% 증가했다. 전년보다 많이 내린 비가 초미세먼지를 줄인 셈이다. 또 지난해 대기 정체일수는 245일로 전년보다 4.3% 감소했다.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갇혀 있는 날이 적었단 의미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2020년 초미세먼지 농도는 관측 이래 가장 낮은 농도를 나타냈지만 기상 등 외부요인에 따라 언제든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탄소중립 전략에 발을 맞춰 산업·수송·발전 등 부분별 대책을 강화해 미세먼지, 온실가스를 동시에 줄이겠다"고 말했다.